"항공기 탄듯 깔끔… 빠르고 편리"
"항공기 탄듯 깔끔… 빠르고 편리"
  • 천영준 기자
  • 승인 2010.11.01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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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역~서울역 왕복 KTX 시승
1일 오전 10시3분. 오송역사를 들어서자 서울행 KTX 열차가 도착한다는 방송이 흘러 나왔다.

멀리서 토종 어종인 산천어를 닮은 열차의 앞모양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서울행 KTX 354호 열차가 날렵하고 길쭉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며 플랫폼으로 진입했다.

열차에 올라 좌석에 앉으니 "서울행 KTX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열차는 바로 출발합니다"란 안내 방송이 울렸다.

오전 10시5분. 354호 열차가 철로를 미끄러지듯이 달리며 천천히 속도를 냈다. 소음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창밖을 보니 나무와 건물들이 열차를 스치듯 지나간다. 수많은 풍경화를 슬라이드로 보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정신을 차리고 객실을 천천히 둘러 보았다.

우선 고급스러운 풍취가 한눈에 들어왔다. 통로와 앞뒤 좌석의 간격은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하지만 마치 항공기를 탄 것처럼 깔끔했다.

무엇보다도 좌석 간의 간격이 넓은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편의를 위해 열차 1량의 좌석 수를 56개에서 48개로 줄였다는 것이 코레일 관계자의 설명이다.

승객들의 불만이 컸던 역방향 좌석도 사라졌다. 새마을호 열차처럼 페달을 밟으면 좌석이 180도 회전해 원하는 방향으로 앉을 수 있다.

객실에 설치된 4개의 모니터로 뉴스가 전해지고 있었다. 특히 모니터 상단에 열차속도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달릴 때 진동이 거의 없어 속도를 느끼지 못했으나, 모니터에 나온 속도를 보니 평균 270~290km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오전 10시34분. 창밖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광명역에 도착했다.

최고 속도인 300km로 북쪽으로 내달렸던 KTX는 광명역에서 잠시 몸을 추스렸다. 휴식을 마치고 광명역을 출발한 KTX는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때 작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고속주행을 할 때 정말 흔들림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좌석 앞에 마련된 간이탁자 위에 음료수 잔을 살며시 올려 놓았다. 모니터에 열차속도가 280~290km를 나타내는데도 잔은 약간의 미동만 있을 뿐이다.

고속 주행에도 흔들림이 거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레일에 숨겨져 있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고속철 전용선로는 기존선과 달리 레일을 용접 연결해 이음매가 매끈하게 연결돼 덜컹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전 10시51분. 오송역을 출발한 지 46분 만에 KTX 열차는 서울역에 도착했다. 좌석 여기저기서 고속철도의 진면목을 확인한 사람들이 탄성을 자아냈다.

"벌써 서울에 도착했나, 좀 더 타고 싶은데"란 말이 대부분이다.

오후 1시. 서울역에서 잠시 머문 뒤 KTX 부산행 133호 열차를 타고 오송으로 다시 향했다. 올라올 때 미처 보지 못한 한강변 풍경과 63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 1시40분. 객실 내에 비치된 KTX관련 책자를 보다 보니 벌써 오송역에 다다랐다. 내려올 때는 광명역에 정차하지 않아 무려 40분만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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