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 갈매기
미호 갈매기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1.0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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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반숭례 수필가

가을은 끝없이 펼쳐진 파란 하늘이 있어 아름답습니다.

나 홀로 길을 걸어도 외롭지 않은 이유

파란 하늘 위를 유유히 떠도는 흰 구름처럼 항상 내 곁에 머물러 있는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은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있어 아름답습니다.

쓸쓸하기만 했던 빈 자리를 채워주는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들어가 섬세한 감성으로 내 영혼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그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은 색색의 빛으로 치장한 단풍나무들이 있어 아름답습니다.

온 세상 노랗고 빨갛게 색칠을 하는 거리에 서면냉기만 돌던 내 마음 안에 그대의 따뜻한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은 저무는 황혼, 먼 풍경이 내일도 다시 온다는 기다림이 있어 아름답습니다.

참새 떼가 내달리는 너울대는 갈대숲, 사랑한다는 말 듣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굳힐 수 있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은 채워야 한다는 마음보다 나눠야 하는 비움이 있어 아름답습니다.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하다' 는 시월의 끝자락인 가을은 어느 사이 내 사랑이 되어 버렸습니다.

햇살 맑은 오후다. 귀에 꼽은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어느 시월의 멋진 날에' 노래를 따라 부르며 들길을 걷는다.

'살아가야 하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이라는 가사를 가슴으로 새기며 가을이 되어 전해져 오는 감성을 시로 담았다.

미호천 물결 위에 파문이 인다. 이 세상에 제일 큰 건강과 행복을 잃고 그 감정에 매어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내 손을 잡아 주던 친구가 있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모여드는 친구가 아닌 내 삶의 처지를 묻지도 않고 진실한 마음으로 위로해 주던 그가 나보고 미호 갈매기 라고 한다. 갈매기는 해안이나 항구에서 서식하는 바닷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한다.

친구는 내게 희망을 잃지 말고 미호천변의 자연 속에서 바람 따라 마음의 여행을 하며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글쟁이가 되라는 의미도 있을 게다. 조건도 담보도 없이 신용대출같이 마음의 밀도를 높여주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좋은 친구 하나 파문처럼 내 안에 일고 있다.

가을날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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