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장서 수에 비례한다
행복은 장서 수에 비례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0.2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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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중겸 <경찰 이실학회장·전 충남지방경찰청장>

세상은
물음표(?)와 느낌표(!)가 만든다.
두 부호에 대한 답은 어디서 얻나.
당신의 장서다.

지금 한번 조사하면 어떨까.
대개 행복한 책 부자.
꺼내 보면 편안함도 따라온다.

독서하기 좋다는 가을. 옛말이 되어가는 건 아닌지. 지식획득기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핸드폰. 늘 곁에 있고 손에 쥐고 있다. 충전하듯 그때그때 사용한다. 편리하다.

책방이나 도서관 찾을까. 갈 필요 점점 줄어든다. 과연 그럴까. 일본의 예다. 집에 있는 책은 평균 632권. 뜻밖의 사실 발견. 어렸을 적 교과서와 만화를 많이 갖고 있었단다.

장가들고 시집가면서도 갖고 갔다는 얘기다. 40대가 평균치. 나이 들수록 증가. 좀체 버리지 못한다. 이사 때에나 대량처분. 퇴직 후 대거분류.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는다 한다.

중고책방 찾기 힘들다. 대학시절까지는 청계천이 무대. 새 것 값 타서 헌 걸 사곤 했다. 차액 횡령. 유흥비로 탕진한 건 아니다. 빵 사먹는 데 썼지 싶다.

가정교사 하며 대학 다녔다. 입주도 하고 시간제도 하고. 시간단위로는 하루에 두세 탕 뛰기도 했다. 그땐 거의 다 그렇게들 살았다. 그게 또 사는 재미의 하나이기도 했다.

책은 유용했다. 현찰대용. 친구랑 셋이 종로통 걸었다. 깊어가는 가을. 치기가 발동했다. 뒷골목 술집에 들렀다. 작부 있는 집. 젓가락 장단에 맞춰 유행가 불렀다. 기분 좋았다.

거나해서 나오려다가 아차! 돈이 없었다. 달랑 버스표 한 장씩 소지. 교과서 내밀었다. 내 건 인문학 쪽이라 퇴자 맞고. 수학과와 심리학과 텍스트도 쌓여 있다며 거부당했다.

오메가 손목시계를 풀었다. 아버지가 주신 대학입학 선물. 실은 결혼예물. 너무 오래됐다며 받지 않았다. 순간 얼마나 다행이었던가. 그러나 고난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쥔장 왈 안경 맡겨. 세 명 다 벗어. 근시학생들에겐 청천벽력. 술은 이미 다 깼다. 명령복종. 눈 제일 나쁜 찬의가 며칠 후 찾아왔다. 은행 다니는 형 지갑 축냈다.

요즘이야 어디 이런 풍정 있겠나. 무전취음 될 터. 독서의 계절이라 해서 떠올린 옛이야기다. 거리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한두 권씩 끼고 들고 다닌다. 흐뭇한 표정이다.

세상은 물음표(?)와 느낌표(!)가 만든다. 두 부호에 대한 답은 어디서 얻나. 당신의 장서다. 지금 한번 조사하면 어떨까. 대개 행복한 책 부자. 꺼내 보면 편안함도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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