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벽유죄(抱壁有罪)
포벽유죄(抱壁有罪)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0.2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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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용의 기업채근담
송재용 <작가>

포벽유죄(抱璧有罪)란 값이 비싸고 귀한 보물을 가지고 있으면, 죄가 없어도 화(禍)를 입게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분수에 맞지 않는 재물이나 권력을 쥐고 있으면 화를 당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 우(虞)나라 때의 일이다.

우 나라 임금의 동생인 우숙이 아주 귀한 옥(玉)을 가지고 있었다. 임금은 어느 날 그 옥을 갖고 싶어 동생 우숙을 대전으로 불러들였다.

"소문에 듣자 하니 우숙 너는 값 비싼 옥(玉)을 갖고 있다는데 그 옥은 어디서 났느냐?"

"전하, 송구하오나 그건 밝힐 수 없습니다."

"왜 밝힐 수 없다는 거냐? 대신들이 준 거냐? 아니면 네가 돈을 모아 산 것이냐?"

"그게... 그게..."

옥의 출처를 밝히지 못하고 우물쭈물하자 우공은 눈에 힘을 잔뜩 주고 우숙을 쏘아보다가 선심을 쓰는 체하며 말했다.

"내, 더 이상 옥의 출처를 문제 삼지 않을 테니 그 옥을 나한테 다오."

"전하, 이 옥은 절대 드릴 수 없습니다."

우숙은 칼로 무 자르듯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우공은 입을 씰룩거리다 듣기 좋게 타일렀다.

"워낙 귀한 옥이라 선뜻 내놓기 어려운 모양인데 하루 동안 생각할 시간을 줄 테니 내일까지 가부를 알려다오."

우숙은 임금인 형의 성정으로 보아 옥을 끝내 주지 않으면 보복을 당할 거 같아 어머니한테 달려갔다.

"어머니, 형이 제가 갖고 있는 옥을 달라고 하는데 어찌 해야 좋을지 몰라서 여쭤 보려고 왔습니다."

"우숙아, 얼른 형한테 그 옥을 주거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그대로 놔두지 않을 게 다."

"어머니, 형은 임금 자리를 차지했으면 그걸로 만족할 줄 알아야지 옥까지 가지려고 압력을 가하다니 욕심이 지나친 거 아닌가요?"

"내가 다른 옥을 구해줄 테니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당장 형한테 옥을 주라니까 그러네!"

어머니는 우숙이 화를 당할까 봐 재촉했다. 우숙은 어머니 말대로 옥을 들고 대전으로 달려갔다.

"전하, 분부대로 옥을 가지고 왔습니다."

"역시 우숙 너는 대장부답게 마음이 너그럽구나. 앞으로 큰 인물이 되고도 남겠어. 허허허..."

임금은 옥을 받아들고는 입이 귀까지 돌아가도록 웃으며 동생을 치켜세웠다.

우숙은 먹은 게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려고 했지만 형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였다.

옥을 주고 난 뒤 얼마쯤 지난 어느 날 우공이 또 우숙에게 보검을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우숙, 내가 듣기로는 날아가는 용의 수염도 벨 수 있는 보검을 숨겨놓고 있다는데 앞으로 그 칼을 어디에 쓸 거냐?"

"전하, 전쟁이 일어나면 맨 앞에서 그 칼로 적장의 목을 베려고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내가 우 나라를 지키고 있는 동안은 절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테니 그 보검을 내게 다오."

"전하, 그 보검은 제 목숨보다 더 소중한 물건인데 그것까지 달라는 건 지나친 처사 아닌가요?"

"그래 그 보검이 그리도 소중하면 네 목숨과 바꾸겠느냐?"

우숙은 극비리에 대장군을 집으로 불러 우공이 보검을 빼앗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우공은 욕심이 하늘을 찔러 보검을 주고 나면 다음에는 우숙의 목숨을 내놓으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니 목숨을 부지하려면 이 기회에 군사를 일으켜 우공을 쳐야 합니다."

우숙은 대장군의 힘을 빌려 전광석화(電光石火)로 형 우공을 임금의 자리에서 쫓아냈다. 우공은 주위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오지인 홍지로 도망쳐 겨우 목숨만은 건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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