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쌀의 인천 나들이
당진쌀의 인천 나들이
  • 안병권 기자
  • 승인 2010.10.0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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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병권 부국장 (당진)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무분별하게 늘어난 지역 축제가 지자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앙정부 지원 예산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문화부가 지원하는 '문화관광축제' 대상을 57개에서 40개 수준으로 줄이고 지원하는 예산 역시 75억원에서 64억원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해마다 지역 축제에 소요되는 예산만 해도 2300억원에 이르고, 축제별 평균 예산은 2억3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지역축제는 결국은 지자체의 재정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흥행 요소를 갖추지 못하는 이면에는 축제 필요성에 대한 이해와 연구조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관광객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고 내용도 부실해 주최측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축제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즉흥적으로 급조한 축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여기에는 지역 홍보와 예산 유치에 축제가 유용한 수단으로 작용했다. 자치단체장이 치적을 쌓기 위해 축제를 남발하기도 한다. 전형적인 선심성 보여주기 사업의 한 단면이다. 지자체가 개최하는 축제는 지역의 특색이 살아야 진정한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 지역만의 특성을 잘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회·문화적 가치와 본래 의도했던 경제적 가치를 효율적으로 달성해야 한다. 축제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도입하고 지원 규모와 방법이 선행돼야만 한다.

축제의 계절 10월이다. 전국 제일의 쌀 생산량을 자랑하는 당진군이 그동안 삽교호관광지에서 개최하던 전국쌀사랑음식축제를 올해부터 소비자를 찾아가는 축제로 전환했다.

오는 29일부터 3일간 인천 문학경기장 동문 광장에서 당진해나루 농축산물 대축제라는 주제로 수도권에 입성할 예정이다.

지역의 대표적 농산물 당진쌀(해나루)의 본격적인 수도권 나들이인 셈이다. 처음으로 당진을 떠나 인천에서 열리는 쌀 축제는 수차례 설명회를 통해 군과 결연한 인천 남구청과 재인당진군민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체는 인천에 출향인이 50여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고향에 대한 자긍심이 남달라 이번 축제가 반드시 성공해 단합된 힘을 보여주고 고향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간 쌀 축제에는 7억여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예산은 막대하지만 실제로 쌀 소비 측면에서는 그 효과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예산의 많은 부분이 일회성 행사 비용에 그쳤기 때문이다. 쌀 주산지 단체장들이 남아도는 쌀을 소비하기 위해 각 지자체를 방문해 세일즈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말 그대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철환 당진군수도 취임 직후부터 "쌀 판매에 군수가 직접 나서겠다"며 "쌀 축제를 소비자가 있고 출향인이 많은 인천 등지에서 열어야 한다"고 말해 왔다. 축제의 취지가 쌀 소비에 있는 만큼 그에 걸맞게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는 발상이다. 축제에 방문한 관광객 숫자도 중요하지만 지역과 농민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외형 못지않게 내실을 키워야 할 때다. 품질이 우수한 당진쌀이 경기도에서 도정해 '경기미'로 포장돼 식탁에 오를 만큼 경쟁력이 탄탄하다. 인천에서 개최되는 쌀 축제는 전문성 있는 기획으로 누구나 참여하고 즐거웠던 축제로 기억 속에 남아 있어야 한다. 이런 축제 속에서 애향심도, 공동체에 대한 의식도 생기게 마련이다.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이번 쌀 축제의 성공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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