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포츠
폴 포츠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0.0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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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강대헌 <충북인터넷고 교사>

Q. 폴, 오늘 무얼 하러 나왔나요?

A. 오페라를 부를게요.

Q. 좋아요. 준비되면 시작하세요.

A.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제3막에 나오는 유명한 아리아 '공주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Nessun Dorma)'를 열창한다.)

Q. 당신이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일한다고요 그러고 나서 이런 노래를 부르고요. 난 당신이 이렇게 부를 수 있으리라 기대도 안 했어요. 눈을 확 뜨게 만드는 신선한 공기 같군요. 당신은 정말로 완벽하게 끝내줬어요.

Q. 당신은 정말 굉장히 훌륭한 목소리를 가졌네요. 만약 계속 이런 식으로만 노래한다면, 이 대회 전체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승자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거예요.

Q. 내 생각에는 우리는 지금 작은 석탄 하나를 발견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이제 다이아몬드로 변화할 거예요.

Q. 좋아요. 이제 결정의 시간입니다, 피어스?

Q. 완벽하게 예스입니다.

Q. 아만다?

Q. 예스예요.

Q. 폴, 당신은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게 됐어요. 축하합니다.

영국 ITV의 리얼리티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의 2007년 예선 무대에서 있었던 출연자(A)와 세 명의 심사위원들(Q) 사이에 오고간 대화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출연자는 폴 포츠(Paul Potts). 어렸을 때부터 왕따를 당했고, 혼자 있을 때는 언제나 노래를 불렀으며, 성악가의 꿈도 꾸어 봤지만, 교통사고와 종양으로 포기한 적도 있었다는 뱃살이 두둑해 보이는 37세의 중년남자. 그는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평범한 회사원으로서의 삶을 살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꿈을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별 볼 일 없는 외모에다가 고개를 왼쪽으로 약간 기울인 채 슬픈 눈빛으로 인터뷰를 하던 폴 포츠는 노래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눈시울에 눈물이 젖었던 관객들의 기립박수가 터졌습니다. 냉소적인 논평과 태도로 유명했던 심사위원들도 일어서서 뜨거운 박수로 응답했습니다.

폴 포츠의 회상(回想)은 솔직하면서도 담백합니다. "내 목소리는 언제나 내 가장 친한 친구였어요. 내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 때, 난 목소리에 의지했죠. 난 왜 사람들이 날 괴롭혔는지 정말 이해하지 못해요. 난 조금 다를 뿐이었는데…난 그게, 내가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게 된 이유라고 가끔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노래를 부를 땐 그런 문제가 없었어요. 난 내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 있었어요. 난 평생 내가 하찮다고 생각했지만, 첫 번째 오디션이 끝난 다음에 난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난 '폴 포츠'였어요."

폴 포츠는 대회에서 우승한 후, 심사위원 중의 한 명으로서 세계적인 음악 프로듀서인 사이먼 코웰과 100만 파운드(약 18억 5백만 원, 올해 9월 환율 기준)에 해당하는 앨범 계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하나의 꿈(One Dream)은 하나의 기회(One Chance)를 만들어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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