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에게 맡기고 역량을 강화시켜라
부하에게 맡기고 역량을 강화시켜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9.2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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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20년 이상을 친구처럼 형님처럼 부담 없이 만나는 지인이 있다. 언제 봐도 처음과 끝이 똑같다. 늘 먼저 손을 내밀고 상대방을 존중해 주는 배려가 특히 그렇다. 이런 배려가 있기 때문에 지연·학연·혈연·근무인과 등 연결고리 없이 만난 사이임에도 관계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지인이 변하고 있는 듯하다. 요즘 현실에 만족해 하는 밝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여 좋은 일이 있냐고 물어 봤다. 반응은 예외였다. 아주 바쁘고 힘들단다. 그러고 나서 농담조로 "요즘 회사에서 사장의 역할이 뭐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인 후 직원관리 방법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듣다 보니, 요즘 시대상황에 딱 맞는 리더십을 갖춘 오너가 아닌가 싶었다. 임파워링리더 말이다.

지인은 분명 변했다. 더 이상 직책을 앞세운 권위적 CEO가 아니었다. 임파워링리더는 권한을 위임하고 역량을 업그레이드시켜 줌으로써 직원들이 주인정신과 열정을 가지고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리더다. 즉 '통제자·의사결정자·집행자'가 아닌 '비전 제시자·협조자·후원자'로서 직원들의 개성과 잠재역량 계발 지원은 물론 욕구를 충족시켜 줌으로써 스스로 의사를 결정하고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리더다. 지인이 그런 듯했다. 권한을 과감히 위임했단다. 오랜 세월 직원들과 함께하며 업무수행 역량도 수준급으로 올려놓은 듯하다.

하여 자신이 앞장서서 업무를 일일이 간섭하고 결심해줄 필요가 없단다. 믿어주고 지원하며 일할 수 있는 멍석만 깔아주면 제 역할을 다하더라는 것이다. 공감할 수 있는 얘기였다. 지금은 수직적인 주종관계보다 수평적인 협력관계가 대세인 시대다. IT산업의 급속한 발달로 모든 것이 첨단화·전문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리더가 지식과 정보를 독점하거나, 특정 전문분야를 독단으로 처리할 수도 없다.

업무라인을 슬림화하고 전문분야는 해당부서에 위임 처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영역에서 잠재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 버릴 것을 버려야 한다. 특히 직원을 불신하는 마음, 통제가 곧 권위라는 생각 등을 버려야 한다. 조직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는 함께 공유해야 한다.

권한은 능력을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위임해야 한다. 물론 위임해서는 안 되는 것도 있다. 비전제시, 인사고과, 직원역량 강화, 비밀사업 등이 예가 될 듯싶다. 그리고 직원 업무수행 역량, 즉 셀프리더십과 슈퍼리더십 등 계발 노력도 지속 강화해야 한다. 리더가 방법을 알아야 가능한 얘기다. 지인은 다양한 경험과 타고난 감각으로 방법을 체득하고 실천하는 듯했다.

급변하는 주변 환경과 직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발빠르게 대응하는 자발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같은 길을 가는,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역할 모델이 되기에 충분한 리더라고 본다. 지금은 첨단화·전문화 된 다양한 분야를 조화롭게 적시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답은 함께 공유하는 비전 구현을 향해 직원 모두가 끼와 열정을 발산할 수 있도록 일을 믿고 맡기고, 개인 및 조직의 역량강화를 후원하는 임파워링리더십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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