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교육도시 청주와 대학
명품 교육도시 청주와 대학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9.0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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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규호 <문화콘텐츠 플래너>

청주가 교육도시로 인정받는 것은 그 유래가 결코 짧지 않다.

지금이야 어떨지 모르지만 전체 인구에 비해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데다 청주교육대학교를 비롯해 한국교원대학교, 충북대학교, 청주사범대가 전신인 서원대학교를 비롯해 한강 이남의 가장 오래된 사학의 전통이 자랑스러운 청주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등 대학이 많다는 것도 교육도시 청주의 자랑스러움이다.

청주시는 그동안 '교육문화의 도시'를 핵심 가치기준으로 정해 도시브랜드 확립에 중점을 두어 왔다.

'교육문화의 도시 청주'는 역사적 전통성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니, 청주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국보 제41호 '용두사지철당간'의 명문에 한림학생(翰林學生)은 물론 학원경(學院卿), 학원낭중(學院郎中) 등 배움과 관련된 직책 등이 뚜렷하게 돋을새김 되었다는 점은 기억할 만하다.

최근 이론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나 현존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든 직지축제의 첫 기획과정에서 직지의 정신을 학습과 정보를 알짬(글쓴이 주 여럿 가운데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삼았다는 것 역시 교육문화도시로서의 전통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지금 그런 청주의 교육가치가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0 교원양성기관 평가결과'발표를 접한 청주시민들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대학 부문에서는 전국의 10개 교육대학 가운데 청주교대를 비롯한 부산, 전주, 춘천 등이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았다. 사범대학 부문 역시 충북대와 한국교원대가 B등급으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을 뿐, 청주대와 서원대가 C등급을 받았음은 물론 일반계열의 교직이수에 대한 평가에서는 서원대, 청주대, 충북대가 모두 최하위인 D등급을 받아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쯤에서 교육 관련 중앙부처의 개별대학에 대한 평가가 도시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지방대학의 한계쯤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갈수록 교육대와 사범대학의 정원을 축소하고 있는 추세에서 C등급의 경우 전체 사범계 입학 정원과 교직과정승인인원의 20%를 감축한다는 정부방침을 따져보면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또 지방대의 한계라는 인식 역시 인근의 공주교대가 교육대학 부문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A등급을, 공주대와 충남대가 사범대학 부문에서 각각 A등급을 차지한 결과를 보면 우리지역 대학들에 문제가 있음은 뚜렷해진다.

대학의 입학정원이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지방경제에 위협요소가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물며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의 정원이 줄어들게 되면 미래 도시의 가장 강력한 가능성 가운데 하나인 인재양성에도 치명적인 누수가 생기는 점은 자명하다.

그렇다고 낙담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다행히 이번 '2010 교원양성기관 평가결과'에는 1년 이내의 자구노력이라는 기회가 있으니, 이를 통해 해당 대학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시민 등의 합심노력이 절실하다.

사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자치단체대로, 또 대학은 대학대로 지역의 상생발전에 그리 큰 상생의 관계를 일구어 내지 못해 왔다.

학내분규는 그저 대학 울타리 안의 일이고, 대학 역시 정원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 신입생의 유입에만 골몰해 왔다.

이제 그런 대학 따로 지자체 따로의 생각을 버리고 범시민적인 대학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인재양성을 통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공동노력이 절실하다.

천년이 넘는 교육문화도시로의 전통과 역사가 있는데 우리라고 청주를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같은 세계적인 대학도시로 만들지 못할 이유는 없다. 교육이 중요한 까닭은 '사람'이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며 미래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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