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FC라는 도민기업
충북FC라는 도민기업
  • 한인섭 기자
  • 승인 2010.07.2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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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한인섭 사회부장

민선5기 들어 충북프로축구단 창단이 공식화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로 평가할 수 있다. 창단 비용을 마련하는 것과 출범 후 제대로 운영하는 문제가 놓여 있긴 하다. 그러나 전국 상황을 살펴보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두 가지 모두 관심있는 이들은 잘 아는 내용이었다. 다만 실행할 단체장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체육계 일각에서만 논의가 진행되다 수면 밑으로 가라앉곤 했다.

이미 15개 FC(Foot Club)가 창단돼 K-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데다 광주시도 실업팀 상무와 별개의 프로축구단을 준비 중이다. 충남도 안희정 도지사가 공약으로 제시해 곧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머지않아 16~17개로 늘어 충북이 그냥 있게 되면 프로축구단 없는 유일한 지역으로 분류될 처지이다.

그렇지 않아도 충북은 프로구단 하나 없는 지역이다. 야구나 농구구단 역시 없어 지역민들은 스포츠 경기를 즐기며 열정을 쏟고 환호하는 문화가 낯설다.

이런 탓에 어쩌다 청주도 연고로 활동하는 한화 이글스가 1년에 몇 차례 경기를 선보이면 반짝 하다 마는 게 충북이고, 청주이다.

15번째로 창단한 강원FC, 서포터즈, 강원도청 관계자들까지 프로축구단을 보유한 것 자체에 큰 만족감을 보인다. 본보 기획시리즈 '닻오른 충북 프로축구단' 취재과정에서 접촉한 이들에게는 강원도라는 브랜드로 도민들의 기를 살려주고 있다는 것 자체로 큰 긍지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읽을 수 있었다.

강원도 역시 지역적 소외감과 영동·영서로 나뉜 지역감정까지 있는 곳이다. 종종 분도(分道) 주장까지 나올 정도인데 강원 FC가 내건 '강원도의 힘'은 표현 그대로 그들의 자긍심과 일체화됐다고 한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평균 2만명이 몰려 '소양강 처녀'를 부르며 이들은 한 묶음이 되곤 했다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경남 FC 근거지 창원도 마찬가지이다. 경제규모가 달라 후원 기업 확보가 다른 지역에 비해 쉽고, 창원을 비롯한 밀양, 양산, 합천 등 축구 저변이 확산된 도시도 많아 경남 FC 운영은 훨씬 순조로운 듯했다. 게다가 이들은 국제규모 축구센터까지 확보했다. 프로경기가 활성화돼 여름철엔 축구와 야구, 겨울엔 농구경기까지 열려 선호하는 종목을 즐길 수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충북의 스포츠팬들로서는 부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엊그제 충북도가 창단 기본계획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도는 민선5기 핵심공약인 만큼 도민 저력과 역량 결집, 손상당한 자존심 회복,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체육계 유력인사가 "충북 재정형편으로는 어렵다. 선거 이슈로 삼는 게 걱정스럽다"며 이 지사의 공약을 반박해 파문이 일기도 했지만, 이런 식의 패배주의적 발상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

최근에 알게 된 일인데 프로축구단은 이미 정우택 전 지사 임기 막바지 실무적 검토를 마친 사안이라고 한다. 민선5기에는 재원 대책을 세워 반드시 추진하자 했던 일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이 지사가 공약 채택과 창단 선언을 했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바라볼 일은 아니다. 충북이 꼭 해야 할 의제를 제때 선택한 것으로 보는 게 맞다.

머지않아 '충북 FC'라는 도민 기업이 탄생한다. 체육인프라와 함께 재계, 도민 관심이 '도민기업'의 자양분이다. 도민 함성을 자아내 충북을 하나로 묶어 줄 '충북 FC' 순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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