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오리까
어찌하오리까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7.2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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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태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하루아침에 공인신분을 망각한 무지한 인간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20일자 한 언론의 <정우택 후보 지지 선언 단체장 '어찌하오리까'>라는 제하의 기사는 "충북도내 일부 경제·문화계 단체장들이 요즘 '진퇴양난'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이시종 후보의 반대편에 서서 현직 단체장인 정우택 지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지역 몇몇 경제·문화 단체장들에 대한 '자진사퇴' 등 거취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문을 연 다음 "충북도의 위탁·보조 사업이나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도와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되면 결국 소속 회원이나 기업에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빠른 시일 내에 이 지사와 관계 개선을 도모하든가,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를 하든지 양단간에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대세다."며 몰아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경제·문화단체는 정 지사가 '경제특별도'와 '문화선진도', '재래시장활성화' 등 도정시책에 편승해 음으로 양으로 지원을 받거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보은'차원에서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해설까지 곁들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단체장들의 정치적인 행위를 보는 일부 시민들은 '특정단체장들이 정치적인 이해득실에 휘말렸다는 자체가 공인의 신분을 망각한 무지한 소치로 그 책임은 본인들의 몫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설명이 장황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줄서기 단체 및 단체장 명단을 별표까지 곁들여 자상하게 보도를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 명단에 '충북시민사회단체 회장 강태재'가 올라 있는 것입니다.

지난 선거에서 몇몇 단체장들이 정우택 전 도지사를 공개지지선언을 했다는 사실조차 이번 기사를 보고 알았습니다만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의 한 사람인 필자는 처음 듣는 얘깁니다. 설마하니 본인도 모르게 지지선언 명단에 나를 올렸단 말인가. 그럴리야 없겠지요.

필자가 소속돼 있는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참여연대)'는 물론 지역 내 25개 시민단체의 연대기구인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의 대부분 단체들도 마찬가지로 충북도의 위탁·보조 사업이나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난 민선4기 중 도지사는 연대회의와 단 한 차례도 공식회동을 한 일이 없습니다.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연대회의 단체들은 '2010 충북유권자희망연대'를 꾸려서 지방선거를 유권자가 주체가 되는 선거, 유권자가 주도하는 정책선거, 풀뿌리 좋은 후보 추천, 시민사회의 가치와 비전에 기초한 정책 캠페인을 통해 새로운 운동방식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내 나름으로는 소신을 지키며 살고자 노력해 왔고, 그런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기도 했었지만, 말 그대로 대과없이 직장에서 정년을 마치면서 시민운동에 발을 들여 놓은 지 어언 십 년이 넘었습니다. 앞으로도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나날이 새롭게 이 길을 가려는 저에게 공인신분을 망각한 무지한 인간으로 낙인찍는 것은 나 개인은 물론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5개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며, 우리 시민단체를 성원해주시고, 시민사회의 역할을 기대하는 수많은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일입니다. 허!참, '어찌하오리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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