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반란' 계파갈등 도화선 되나
'초선 반란' 계파갈등 도화선 되나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0.06.2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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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의장후보 초선 김형근 선출
김광수 유력설·일부 청탁행위에 거부감 확산

당권경쟁 예고·운동권 세 규합 등 억측 난무

7월 7일 개원하는 제9대 충북도의회 의장 선출과 관련해 초선들의 반란이 일어났다.

민주당 소속 도의원(정원 31명) 당선자 22명이 도당 원로와 국회의원들의 우려에도 초선의 김형근 당선자(50)를 전반기 의장 후보로 선출했기 때문이다.

당초 지방선거 직후 민주당 안팎에서는 재선의 김광수 의원이 전반기 의장을 맡는 것이 순리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합의 추대가 대세를 이뤘다.

당시만 해도 초선의원들은 후반기 의장에나 도전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지난 22일 중앙당 주최로 충남 아산에서 열린 도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합의 추대가 아닌 교황선출 방식으로 의장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의하면서 초선의 반란이 예상됐다.

여기에 김광수 당선자의 의장 선출을 떼 놓은 당상으로 생각하고 불거진 최근의 정황도 초선들의 반란을 부추겼다. 한마디로 '김 당선자의 어깨에 너무 일찍 힘이 들어갔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넓게 확산된 것이다.

교육의원 당선자들은 김 당선자를 상대로 교육위원회 구성시 교육의원 중 위원장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해 파장을 일으켰다.

상임위원장직에 관심을 두고 있던 초선의원 일부도 의장 후보 선출을 앞두고 김 당선자에게 청탁성 압력을 가했다가 신통치 않은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 선출에 힘을 보탤 테니 위원장직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이 골자다.

도의회와 민주당 충북도당 간 가교역할을 할 원내대표를 선임할지를 놓고 김광수 당선자가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도 반대파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 모든 정황은 김광수 당선자의 의장직 무혈입성에 문제를 제기하던 일부 초선들 입장에서는 곱지 않게 보였을 것이 자명하다.

이쯤되자 도당 원로들과 국회의원들은 도의원 당선자들에게 다선의원을 전반기 의장으로 뽑는 것이 순리라는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초선의원들은 끝내 김형근 당선자를 의장 후보로 선출하며 반기를 들었다. 자신들에게 공천장을 준 국회의원(지역위원장)들의 뜻을 거스른 것이다.

초선들의 반란을 주도한 인물들은 청주권과 중부 4군 당선자들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갖가지 억측도 난무하고 있다.

특히 선수(選數)를 무시한 초선들이 벌써부터 자리싸움에만 혈안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미 부의장 등 의장단과 각 상임위원장, 심지어 후반기 의회까지 구도가 잡혔다는 뒷말도 나오는 등 원구성을 하기도 전에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민선 5기 및 9대 도의회가 민주당 당권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손학규계의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근태계의 김형근 도의장 간 보이지 않는 계파갈등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운동권출신의 도의원 당선자들이 세를 규합해 도의회의 주류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또 9대 도의회가 원구성 이전에 이미 여러 부류로 나눠진 만큼 민주당 의원 간 갈등 속에 파행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형근 도의장 후보는 "기존 의정활동에 대한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변화한 환경에 걸맞은 후보를 필요로 하는 당선자들의 의중이 모아져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일 뿐이다. 더욱이 운동권출신 운운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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