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 위기
중년기 위기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6.2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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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우울증 등 진단… 정신·약물 치료

이상익 <충북대병원 정신과 교수>

최근 들어 정신과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일반인들의 심리적 지식과 이해수준이 많이 향상되었다. 따라서 정신과 문턱이 많이 낮아지고 꼭 심각한 정신병적인 상태가 아니고도 여러 가지 심리적 정신적 문제와 고통을 주소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인생의 특별한 시기에 종종 나타나는 문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정신과를 찾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다른 정신과적 상태와 대동소이하여 어떤 진단도 붙을 수 있는데 그 심층심리적 의미는 좀 더 특별한 것이 있을 수 있다.

중년기 위기의 양상으로 이 시기에 나타나는 정신과적 문제는 불안, 우울, 다양한 신체증상 등 여러 정신과적 진단에 해당되는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중년기 위기와 관련해 특징적인 양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언젠가부터 잊혔던 옛 기억과 어려서의 소망이나 환상들이 떠오르고 무언가 새롭게 완전히 바뀌고 싶어지며, 한편으로는 참을 수 없이 화가 나기도 한다. 현재 인생의 의미가 없고 정신 집중도 안 되며 무기력해 진다. 혼란, 두려움, 죄의식 등이 생겨나고 이러한 것들이 마음의 갈등이 된다. 종교적 체험을 하거나 신비체험을 하게 되고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나를 넘어서는 어떤 존재나 힘에 대한 경외감 등을 느끼거나 그럴 만한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즉, 인생의 전기가 될 만한 일이 주변에서 일어난다. 내면의 자기성찰과 본인의 생에 대한 재발견과 재평가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살아온 자세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추구하고 획득해 온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기 시작하고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 경우 정신과적 진단은 일단 우울증으로 볼 수 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내려질 수 있다. 그리고 약물치료에 따른 확실한 증상 완화와 증상제거의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또 수면장애와 감정폭발 및 공황에 가까운 불안과 우울에다가 가슴의 통증, 소화장애 등의 신체적 증상까지 겹친다면 정신과적 진단은 신체형 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등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 또한 약물치료를 통해 대부분의 증상이 완화되고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 뒤에 있는 목적의미, 즉 부성콤플렉스의 해결과 진정한 자기자신으로 거듭나기에 대한 인식은 중년기 위기의 관점에서 보고 정신치료적으로 접근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정신치료 작업이 큰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은 증상에 대해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초기 상태의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가 우선되는 경우도 있지만, 가능한 한 정신치료에 주안점을 둔다.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에 따른 증상완화가 오히려 자신을 돌아다 볼 수 있게 하는 자극을 없애는 것에 그치게 되어 기회를 상실하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경우에 중년의 위기 등을 비롯한 삶의 전환기의 위기와 관련되어 설명하거나 접근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러나 분명 환자가 겪고 있는 증상의 고통 속에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자극과 현재 상태를 되돌아보게 하는 경고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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