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화상경마장 '무질서 천국'
천안 화상경마장 '무질서 천국'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0.06.1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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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차량 1000대 불구 주차면 85곳 뿐
▲ 중고자동차 시장을 연상하게 하는 천안 두정동 화상경마장 주변. 유료주차를 하지 않으려고 길가에 불법 주차된 차량이 늘어서 있다.
인근 도로·공터 주차전쟁… 주민들 고통

시설확충 나몰라라 돈벌이 급급" 빈축도

속보=한국마사회 천안 화상경마장(KRA천안플라자)이 돈벌이에만 급급, 주차시설을 확충하지않아 인근 도로 주변을 무질서 천국으로 만들고 있다.

일요일인 지난 13일 오후 천안시 두정동 천안 화상경마장 인근 한 오피스텔 주변. 오피스텔 주차장으로 통하는 출입구에 출입을 막기위해 장애물이 설치돼있고, 주차장 앞 인도에는 대형 폐 타이어와 나무 상자들이 볼썽사납게 널려있다.

길 건너편 상가 건물 앞 보도에는 불법 볼라드(bollard:자동차의 인도 진입을 막기위해 설치하는 말뚝 등 구조물)가 무질서하게 설치돼 있다. 경마장 고객들이 인도와 오피스텔 건물 주차장에까지 마구 차량을 주차하는 것을 막기위해 건물주들이 고육책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상인 정모(53)씨는 "오죽하면 이렇게 장애물까지 설치했겠느냐"며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이후 주변이 쓰레기와 불법 주정차량, 취객 등이 판치는 무법지대로 변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곳 천안 화상경마장 인근 도로와 공터는 경마장 영업일인 매주 금·토·일요일 사흘이면 경마장 고객들이 몰고 온 차량들로 한바탕 주차전쟁이 벌어진다. 이때문에 인근 공터는 건물 대신 유료주차장이 들어서 성업중이다. 주변 웬만한 도로에는 주차비를 아끼기 위해 많은 차량들이 불법 주차돼 있다. 이는 화상경마장 주차장이 이용객 수요를 전혀 고려치 않고 턱없이 작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화상경마장 건물은 2005년 초 개장이후 그해 12월과 올해 4월 두차례에 걸쳐 판매시설에서 문화집회 시설로 용도변경을 통해 객장을 늘렸다.

그러나 주차장 면적은 개장 당시 85대 수용규모에서 조금도 늘지않았다. 하루 입장객은 개장 초 2000여명에서 5000~6000명으로 3배나 늘어났고 최근들어 경마장 고객들의 차량이 매일 1000여대씩 몰리는데도 전혀 주차시설을 확충하지 않았다.

현행법에도 문제가 있다. 현재 화상경마장은 문화집회시설로 분류돼 이 건물의 면적이 1만3000평방m(지하 3층~지상 5층)나 되는데도 85대의 주차장 면적만 보유하면 된다. 이 법의 맹점을 건물주와 경마장측이 악용, 전혀 시설 확충에 나서지않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주변 교통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알지만 법적으로 하자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아무런 조치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김성열씨(45)는 "하루에 1000대의 차량이 몰리는 건물의 주차 가능 대수가 85대라는 게 말이 안된다"며 "도박장이나 다름없는 화상경마장이 주민들의 고충조차 외면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중고자동차 시장을 연상하게 하는 천안 두정동 화상경마장 주변. 유료주차를 하지 않으려고 길가에 불법 주차된 차량이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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