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머리 확산…생태계 비상
거머리 확산…생태계 비상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5.1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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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천 수계 곳곳서…전국 2번째
트라케로델라류 거머리에 감염돼 건강이 악화된 떡붕어. 점선내 아가미 딱지안의 붉은 부위에 거머리가 붙어 있다. 원내 사진이 트라케로델라류 거머리.
붕어·잉어류에 치명적 대책 시급

붕어와 잉어에게 치명적인 '물고기 거머리'가 미호천 수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수중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외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 거머리는 특히 물고기 아가미에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기 때문에 감염된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5~16일 충청타임즈 취재팀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미호천 수계인 진천군 문백면 농다리 부근과 초평면 여천교 부근, 청원군 오창읍 팔결교 부근, 청주시 흥덕구 신대동 작천보 부근, 청원군 옥산면 환희리 부근의 하천에 서식하는 떡붕어와 붕어, 잉어 대부분이 물고기 거머리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래어종인 떡붕어의 경우 많게는 6~7마리나 되는 거머리가 한 아가미 속에 달라붙어 있을 정도로 감염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거머리에 감염된 물고기들은 대부분 활기를 잃고 살이 야위어 있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학계에 따르면 이 거머리는 지난 2002년 3월 충남 예산 지역에서 떡붕어를 집단 폐사시킨 트라케로델라류(Trachelobdella sp.)인 것으로 밝혀졌다.

트라케로델라류의 거머리는 수축됐을 때의 길이가 2.3~4.5cm에 이를 만큼 몸체가 비교적 큰 편이며, 감염된 물고기의 아가미 뚜껑 안쪽에 빨판을 이용해 달라 붙은 다음 전흡반(입)을 아가미에 부착시켜 피를 빨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거머리에 감염된 물고기는 심한 빈혈과 함께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아가미에서의 가스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끝내 폐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같은 치명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에는 이를 구제할 수 있는 약제와 방법이 개발돼 있지 않아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 거머리의 출현을 놓고 학계에서는 수질오염 관련성과 외국 유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002년 3월 예산 지역 발생 당시 조사 연구를 맡았던 군산대 박성우 교수(해양생명과학부)는 "수질오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수계에서 트라케로델라류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수질오염 자체가 이 거머리의 확산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떡붕어가 집단 폐사했던 예산 지역 사례에 비춰 볼 때 유료낚시터에 떡붕어와 중국 붕어 등 외국산 붕어를 방류할 때 함께 유입돼 자연수계로 번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트라케로델라류의 거머리는 떡붕어의 원산지인 일본에 다량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트라케로델라류 거머리에 감염돼 건강이 악화된 떡붕어. 점선내 아가미 딱지안의 붉은 부위에 거머리가 붙어 있다. 원내 사진이 트라케로델라류 거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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