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관련 감사 제대로 해야
천안함 사고관련 감사 제대로 해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5.03 22: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천안함 사고관련, 감사원의 국방부 감사가 본격화됐다. 군 작전의 적절성 진단을 포함하는 특별감사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인 듯하다. 군 작전의 적절성은 군 전문기관도 현장상황·여건과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데다, 이번 감사 대상은 여러 기관이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과거 문민정부가 군 고위 장성 방산관련비리의혹에 대해 외부기관의 감사관을 장기간 투입했음에도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했던 사례가 있는 것도 한 이유가 아닌가싶다.

일각에서 제기한 "분단된 지 60년이 넘었으니 군도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수 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일을 돌아보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정비해야 한다"는 말에는 공감한다. 그런 의도라면 더욱더 제대로 된 감사가 돼야 한다.

감사 여건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 군 장병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자면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한 원인·문제·대책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군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1986년 美챌린저호 폭발사고관련, 실패 당사자에게 면책보장 조건으로 진상을 조사토록 했던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작금의 국민정서를 감안할 때 감사원의 국방부 감사는 이해할 수 있는 조치라고 본다. 보다 정확한 감사를 위해 군사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활용했으면 한다는 얘기다.

짚고 넘어갈 것도 있다. 군령권을 가진 합참의장이 사고 50여분 후에 최초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보고는 군에서 생명과 같기 때문이다. '시스템의 문제인지, 보고를 안(못) 한 것인지· 받지 않은(못한) 것인지' 등 관련사실을 이면까지 잘 따져봐야 한다. 때마침 오늘 대통령이 건군 이래 최초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한다고 한다. '보여주기 위한, 땜질처방식 대책이나 강구하는' 회의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국가안보 전반에 대한 실상을 있는 그대로 진단하여 근본적인 문제를 도출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군이 우왕좌왕하게 흔들어대는 감사가 되어서도 안 된다. 북의 도발의지 등 주변안보상황을 볼 때 더욱 그렇다. 군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부족으로 여기저기 무분별 쑤셔보고 '아니면 말고'식의 감사가 돼서는 안 된다. 필요한 곳의 필요한 부분만 진단하는 감사가 돼야 한다. 그래야 군 기본임무수행에 지장이 없다고 본다.

기억할 것도 있다. 군 작전예규·계획은 언제 어디서나 적용 가능한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본다. 일반적인 기준이고 모델로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천안함 사고 및 후속조치 부실을 당시 상황과 여건을 간과한 채 예규·계획만을 가지고 따질 수 없는 문제라는 얘기다. 예규·계획대로 했는지 따져보되, 그렇지 못한 경우 상황에 부합된 개선책을 검토하는 감사가 돼야 한다.

이번 감사는 단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해야 한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는 감사가 되지 않도록. 그러자면 감사의 사각지역이 없어야 한다. 안보관계기관을 총망라하는, 진상의 이면까지 포함하는 입체적인 감사가 돼야 한다.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천안함 46용사 등 희생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