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시대, 당당하게 거듭나야
여성정치시대, 당당하게 거듭나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5.02 22: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6.2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각 당은 지역구 공천과 비례대표 신청을 마무리했다. 한나당은 지역구 후보 선정에 이어 지난달 28일 비례대표 후보자 접수를 끝냈고, 민주당 역시 이보다 앞서 비례대표 후보자 접수를 마감하고 심사에 들어갔다.

이처럼 각 정당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드러난 여성 정치 예비후보자들의 수는 여성계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비슷한 실정이다.

선출직은 손꼽을 정도로 수적 열세를 나타내고 있고, 안전하게 정치입성이 가능한 비례대표제에선 그나마 여성 후보자들의 이름을 올리는 정도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대비해 여성계는 여성정치시대 도래를 전개했다.

주체적인 여성으로의 사회 인식 고조와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정치인들의 포진이 신선한 여성정치 바람으로 불어주길 기대했던 것이다.

충북도 지난해 연말부터 활발히 진행된 여성계의 움직임은 여성인권과 더불어 여성정치인 양성이란 캠페인으로 다양하게 펼쳤다.

충북도여성단체협의회는 정치권을 향해 여성의무공천제 준수와 여성후보 전략공천을 요구했고, 충북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역시 여성공천 할당제 등 여성계의 요구를 한목소리에 담아 각 정당에 전달했다.

또 이런 요구에 상응하듯 각 정당들 역시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정치 참여확대를 위해 여성 의무공천과 적어도 한 곳 이상 기초단체장을 여성으로 전략공천하겠다고 큰소리쳤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여성의 자리는 빈약했다.

가뭄에 콩나듯 올려져 있는 여성 정치 예비 후보 명단은 갈 길 먼 한국의 여성정치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각 정당은 '마땅한' 여성후보가 없다는 궁색한 변명부터, 여성의 선출직 기피 등을 이유로 여성의 한계를 은근히 앞세우기도 했다.

여성정치 후보들에겐 지역구를 지키려는 기존 남성 정치후보와의 힘겨루기로 막 움튼 정치 의지마저도 꺾어버린 결과를 가져왔다. 일각에선 신선한 정치바람을 기대했던 여성정치 바람을 또다시 4년후로 미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푸념이다.

인류의 반이 여성이지만, 세계 정치 거목들은 거개가 남성 몫이였다. 한국정치에서 여성 자리는 신생아실과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세상에 막 눈 뜬 아이가 이미 다자란 어른과 달리기를 하는 시합에 나선 것과도 같은 것이 이번 지방선거다.

그럼에도 한국에서의 여성정치 시대는 도래하고 있다.

전 세계 정치계에 불어닥친 '여풍'은 한국에서박근혜·한명숙·강금실·추미애 등 여성을 앞세운 정치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6.2 지방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지만 여성정치의 서막을 연 주인공으로, 당당한 여성 정치인으로 주목받고 있음은 틀림없다. 이들처럼 남성의 무대에 도전할 여성정치인을 길러내는 일 역시 여성계의 역할이요, 의무라고 본다. 여성계는 여성이란 이름만으로의 요구가 아니라, 역량있는 여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준비해야만 4년 후 여성정치 시대의 도래를 맞이할 수 있다.

그동안 남성들의 독무대였던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산악인 오은선 대장이 당당히 입성했다. 이는 세계 여성 산악인들의 끝없는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상기한다면 여성정치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도 정치가 남성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우리의 정치풍토에서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 여성정치시대 도래는 먼 남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