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집에 돌을 던져서야 되겠는가?
초상집에 돌을 던져서야 되겠는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4.1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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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이승우 <청주상우유통(해찬들)대표>

한동안 군이 '동네 북' 신세가 된 듯하다. 주변에서 '천안함 사태조치와 관련해 갈팡질팡하는 군을 믿을 수 없다'며 호들갑을 떨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냉철하게 보면 언론 및 정치권 등 주변에서 근거 없는 추측성 의혹을 증폭시킨 것이 더 큰 문제인 듯했는데 말이다.

천안함 생존 장병 합동 기자회견 관련, "군이 자꾸 무언가를 숨기고 상황을 짜깁기하고 있다. 장병들의 얼굴이 찢어지고 붕대를 감은 것은 환자답게 보이려고 위장한 것이다" 등의 주장은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민군 합동조사 결과까지도 부정하는 모 의원의 주장은 더욱 가관이었다. "국방장관이 대통령의 발언을 번번히 묵살했다"며 대통령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것 또한 그랬다. 혼란과 불신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의 초기대응 미흡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군의 가용역량과 당시상황 등을 입체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내 가정, 직장에서 이런 예상치 못한 참사를 당했다면 어떻게 대응했을까? 생각해 보면서 그랬어야 했다. 그동안 우리는 매년 반복되는 폭설이나 장마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예측 가능했음에도 대비부실로 늘 많은 피해를 당했다. 이런 사례들을 염두에 두고 천안함 침몰사태를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측불허의 우발사태였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작금의 국회 행태는 또 어떤가? 대부분의 국민이 알고 있는 내용까지 사태수습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국방장관을 불러 놓고 재탕·3탕으로 동일한 답변을 반복 요구하고, 사태의 원인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관·총장 해임을 운운하지 않았는가. 이런 작태가 정상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보는 국민은 보기가 역겹다 못해 신물이 난다는 사실을 의원들은 기억이나 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할 일 없으면 침묵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중간은 갈 테니.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 사태해결에 방해만 되는 국회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반면, 주한 美 2사단은 지난 9일을 '천안함 장병의 군인정신을 기리는 날'로 정하고, 미군의 임무와 한미(韓美)공조를 되새기는 행사를 했다고 한다. 우리의 무분별한 언행과 대조되는 현상이 아닌가 한다. 본받을 만하다. 본받아야 한다. 진정으로 국가와 천안함 피해 장병 및 그 가족을 위한다면 말이다.

이제 군도 나름대로 사태의 핵심을 파악하고 투명하게 후속조치를 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국방장관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동안 군의 사태수습 미흡에 대한 질책과 논란도 할 만큼 했다. 더 이상의 간섭과 불신은 곤란하다고 본다. 더 이상 흔들어 대지는 말아야 한다. 일단은 믿고 맡기고, 책임은 결과를 보고 사후에 물어도 된다.

이번 천안함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군이다. 가장 가슴 아픈 조직도 군이다. 만신창이가 다 될 정도로 그럴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고 어려운 군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더 이상의 질책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 해서 하는 말이다. 군 장병, 특히 실종자 가족과 천안함 장병들에게 상처를 주는 무분별한 언행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최소한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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