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건강식 '마(薯)
현대인의 건강식 '마(薯)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3.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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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순 박사 <대전대학교 한의학연구소>
한의학으로 풀어보는 음식이야기

"선화 공주님은 남 몰래 사귀어 두고 맛둥 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삼국유사 백제 무왕 조(條)에 실려 전하는 서동요(薯童謠)다. 삼국유사에 실린 전설에 의하면 백제의 무왕이 어렸을 적에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를 사모하던 끝에 중처럼 차리고 서라벌에서 마(薯)를 가지고 아이들에게 환심을 사며 이 노래를 지어 그들에게 부르도록 하여 우여곡절 끝에 선화공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전설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여전히 이견이 분분하지만, 이야기가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아이들에게 환심을 사는 수단으로 마가 사용되었다는 내용을 볼 때 그 옛날부터 마는 아이들에게 꽤나 인기 있는 간식거리였던 모양이다.

삶은 마.
내내 한약재 정도로만 취급해 오다가 최근에 와서야 간식 내지는 다이어트 식재료로 조금씩 각광을 받기 시작한 요즘에 비하면 우리 선조들은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마를 먹어 왔던 셈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액편에 보면 마(薯)를 가리켜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은 없다. 허로(虛勞)로 여윈 것을 보하며, 오장(五臟)을 충실하게 하고 기력(氣力)을 도와주며, 살찌게 하고 근골(筋骨)을 튼튼하게 하며, 심공(心空)을 잘 통하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의지를 강하게 한다." 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몸이 여윈 것을 보해 주어 살찌게 하는 등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하나, 밥 챙겨 먹기 어려워 몸이 여위기 쉬웠던 옛날과 달리 요즘은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인 시대이고, 그에 맞춰서 작금에 들어서 마가 새로이 각광받기 시작한 이유는 몸을 보해주는 효능 때문이 아니라 다른 데 있다. 여윈 몸을 보해 주는 효능에 걸맞게 마는 여러 가지 무기질과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지만 정작 칼로리는 낮은 편이라, 건강식 내지는 다이어트식의 재료로서 더 많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마에는 여러 가지 비타민과 엽산, 인 등이 들어 있으며, 특히 마를 자를 때나 껍질을 벗길 때 스며 나오는 흰색의 끈적한 점액질은 위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마 자체를 먹는 방법에는 크게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피부병에는 생것을 갈아 환부에 붙이기도 하고, 보(補)하는 용도로 섭취할 때는 삶아 먹거나 쪄서 먹어도 되고 갈아서 죽을 쑤어 먹어도 된다고 적고 있다.

현대에 와서 마를 먹는 방법 역시 여러 가지가 소개되고 있으며, 음식의 주재료로 쓰이는 경우와 부재료로 쓰이는 경우 등 많은 요리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마를 껍질만 벗긴 채 생것으로 과일과 우유 혹은 두유 등과 함께 갈아서 만드는 마 주스는 간단한 아침 식사대용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고, 이외 마를 갈아서 전을 부치거나 튀김을 만드는 등의 다양한 요리가 알려져 있다. 생것의 마를 직접 요리재료로 쓰는 경우 외에도, 마 가루를 만들어 손쉽게 마 죽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마 가루가 시중에 나와 있기도 하다.

15세기 중반 무렵 조선 왕실의 어의 전순의가 지은 농사서 및 요리서인 '산가요록(山家要錄)'에는 마를 쪄서 일종의 마 떡을 만들어 먹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산약(山藥)을 쪄서 엽전(錢) 모양으로 동글게 썰어 꿀을 바르고 잣을 곱게 다져서 묻힌다. 혹은 참깨를 거피(去皮, 껍질을 벗김)하여 살짝 볶아 묻혀 먹는다." 마를 식용할 때에는 오리알과 상극이다.

<카페주소:cafe.daum.net/jmsof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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