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절의 고장 충북의 3·1절
충절의 고장 충북의 3·1절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2.25 0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김명호 <청주보훈지청 선양주무>
지난 일요일에 우리 지역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의 74주기 순국추모제에 다녀왔다.

대한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학창시절 근·현대사를 배울 때, 그 유명한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다" 라는 단재 선생의 말씀을 들어보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다.

선생께선 사학자로 교육자로 언론인으로 그리고 "독립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라며 혁명적 투쟁을 역설한 독립운동가로, 일평생을 오직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온 생애를 불태우시고 순국하신 분이다.

그러나 지난 겨울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은 묘소앞에서 내가 만난 이들은 종친 십수 분과 단재 선생의 뜻을 기리고자 전국에서 찾아온 분들 그리고 기념사업회와 단재문화예술제전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이 거의 전부였다.

가족과 함께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단재 선생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 찾은 이는 단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 고장 충북이 낳은 독립운동가가 어디 단재 선생 한 분 뿐이랴!

충북은 의암 손병희, 단재 신채호, 보재 이상설, 청암 권병덕, 우당 권동진, 은재 신석구, 동오 신홍식 선생 외에도 독립운동사에 길이 빛나는 분들을 배출한 충절의 고장이다.

민족대표 서른 세 분 중 여섯분이 충북 출신이며, 일본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한봉수 의병장이 바로 우리지역 출신이다. 그러나 1세기가 지난 지금 충북에는 올해 87세 되시는 오상근 지사님과 임병철 지사님 단 두 분의 애국지사께서 생존해 계시며, 전국적으로도 180여 분만이 살아 계실 뿐이다.

나라가 위기에 닥쳤을 때 일신의 안위를 버리고 몸소 떨쳐 일어났던 분들로 인해 지켜지고 발전한 오늘의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세계 10위의 눈부신 성장과 자유민주주의의 열매를 따는 데는 익숙하면서도 그 토양이 되고 거름이 되었던 독립유공자와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

올해는 일제의 침략에 맞서 싸운 우리 근·현대사에 큰 획을 그었던 사건을 돌아보는 10년 주기 행사가 많은 해이다. 우선 3월 26일은 영원히 살아있는 대한국인 안중근 의사께서 순국하신 지 100년이 되는 날이다. 영원히 지우고 싶은 치욕스러운 기억, 그러나 영원히 기억해야 할 대한민국 역사를 단절시킨 치욕의 역사 경술국치일은 8월 29일로 100년이 된다. 또한, 9월 17일은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인 한국광복군이 창군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며, 10월 21일은 무장독립운동의 가장 빛나는 승리인 청산리 대첩 90주년이 되는 날이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일제 식민지의 아픈 과거, 그리고 그 아픔 속에서도 오직 하나 조국 광복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거친 가시밭길을 기꺼이 택하셨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분들의 고귀한 희생과 공훈을 우리가 영원히 기억하고 감사하며 예우해야 할 이유이다.

올해 3·1절에는 따스한 봄기운도 느낄 겸 아이들 손을 잡고 가까운 3·1공원에 들러 오직 하나의 가치 '광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희생을 이야기 해 주어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