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朴 '강도론' 감정싸움 확산
靑·朴 '강도론' 감정싸움 확산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2.11 2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靑 '공식사과' 요구… 朴 "문제 있는대로 처리"
빠른 대응 이례적… "갈데까지 가는 것" 관측도

이명박 대통령이 충북에서 언급한 '강도론'으로 인해 청와대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선 느낌이다.

이동관 홍보수석을 통한 청와대의 '공식사과 요구' 입장 표명에 대해 박 전 대표가 11일 직격탄을 날리고, 이어 불과 수시간만에 청와대에서 또다시 반격하는 등 사태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진전돼 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과연 청와대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공세를 펴나갈지 기본 입장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온통 쏠리고 있다.

강도론 논쟁의 추이를 되짚어보면,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충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장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는 말과 함께 "나는 솔직히 말하면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다"고 발언한 뒤, 이에 대한 청와대와 박 전 대표의 공방전은 이틀째 이어졌다.

박 전 대표가 이튿날인 10일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강도로 돌변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반박하자,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11일 "(박 전 대표의) 실언파문"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

이 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적어도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적절한 해명과 그에 따른 공식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요구하는 바"라며 "잘못됐으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또 "앞뒤 선후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분초를 가리지 않고 국정을 위해 일하는 대통령을 폄하하고 나서, 원론적인 발언이었다고 얼버무리는 태도는 적절치 못하고, 황당하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또다시 박 전 대표가 맞받아치고 나섰다. 자신을 향한 청와대의 사과 요구에 대해 박 전 대표가 "그 말이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있는 대로 처리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측근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이날 오전에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역시 이날 오후 이 수석이 "우리는 사리와 도리를 갖고 얘기한 것인데 감정적으로 대응하니 안타깝다"고 다시 받아쳤다.

통상적인 모습을 볼 때 청와대가 이처럼 불과 몇시간 만에 입장을 내놓고 대응하는 모습은 이례적인 부분이다. 가히 '핑퐁게임'이라 할 만한 상황이다.

이에 앞서 11일 청와대의 분위기는 박 전 대표의 발언에 앞서 이미 이 대통령의 '충북 발언'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친박계인 이성헌 의원이 11일 오후 "청와대가 사과 요청을 철회하지 않으면 수습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갈 것"이라며 "정권창출은 꼭 현재의 대통령이 밀어준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이제 양측이 갈데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관측에 힘을 실어주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