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출구전략
세종시 출구전략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1.2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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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태재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우선, 최근의 돌아가는 세종시 상황을 정리해 볼까요. 지난 주말 다시 청주를 방문한 정 총리는 "충북을 위한 새로운 발전 계획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단정 지어 말했다고 합니다. 아차! 싶어 말 바꾸기 녹화를 다시 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지만, 지난번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이 "세종시와 충북의 연계발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충북도가 요구한 부분 등에 대해 답변을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말과 전혀 다른 것입니다.

더욱, 정 총리는 충청북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충북경제자유구역' 지정에도 "현재로서는 시기상조다. 경제자유구역 신청해도 지금으로서는 검토하기 힘들다"고 못을 박아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필수조건인 '오송메디컬 그린시티' 조성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과학벨트 거점이 오송·오창으로 가기로 했었느냐"면서 빤 한 속내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고작, 청주공항 활성화에 대해서는 "활주로 연장 등으로 국제공항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대통령도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지만, 정작 정부가 마련한 '항공정책기본계획'은 전혀 다릅니다. 국제선 확충은커녕 4인승 에어택시 중심 공항으로 축소하고, 민영화 수용조건으로 당연하게 여겼던 '항공기정비센터' 유치도 공모하겠다는 것이며, 시설확장은 청주공항이 아닌 군산공항을 확장하겠다는 것입니다.

총리-청와대 수석, 총리-건교부,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 분명하겠는데, 문제는 세종시 수정안에 충북은 고려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다른 말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죽했으면 이승훈 정무부지사가 "정운찬 국무총리가 '충북이 세종시의 최대 수혜 지역이 되고, 충북 경제자유구역은 시기상조'라고 한 것은 기본적인 인식을 잘못해 충북 민심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며 발끈!했겠습니까.

자, 상황이 이러하면 세종시 수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원안추진 또는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지요. 아마도 수정안 지지자들은 지금이 출구전략을 써야 할 시기가 아닌지 싶습니다.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군사용어에서 경제용어로, 다시 정치용어로까지 발전하는 것은 말에도 유행이 있어 그럴까요. 어쨌거나 군사적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출구전략은 타이밍이 중요하지요. 적절한 때를 맞추지 못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커질 수도 있으니 그렇습니다.

수정안 지지자들의 출구전략이야 타이밍만 잘 맞추면 되지만, 정부의 입장은 결단을 내리는 것이 큰일입니다. 대통령이 약속하고 수없이 확인한 공약을 스스로 번복한 것인 만큼 다시 본래대로 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행정비효율을 문제 삼았는데, 이제 와서 그냥 가자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수정안도 안 되고 원안도 곤란하다면, 대안은 하나, 최초의 안, 즉 '신행정수도' 이전입니다. 정부 모든 부처와 청와대, 국회까지 이전하면 비효율 문제는 말끔히 해결되고, 수도권과밀 해소와 균형발전을 성큼 앞당길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럴 경우, 원안 플러스 알파를 주장해 온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갈등도 말끔히 해소될 것인즉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동네방네가 다 좋아하지 않겠습니까.

결국 세종시는 박정희 대통령의 구상에, 노무현 대통령이 밑그림을, 이명박 대통령이 완성하는 세기적 걸작!으로 탄생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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