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행사 교육감 과잉의전 구설수
학교행사 교육감 과잉의전 구설수
  • 권혁두 기자
  • 승인 2009.12.2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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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내 교장 대부분 업무 보다 영접 '눈살'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의 영동군내 행사 참석시 빚어진 일련의 과잉 의전이 구설수에 오르다 급기야 영동군의 교육예산 지원에까지 여파를 미치게 됐다.

박병진 영동군의원은 이달 초 영동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각종 학교 행사에서 교육감에 대한 과도한 의전이 수시로 벌어져 참석 주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며 "이런 관행이 고쳐지지 않으면 내년부터 군이 지원하는 교육예산을 엄정하게 심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Y초교 다목적교실 준공식의 경우 교육감과 군수에게만 별도의 자리에 쿠숀이 있는 의자를 제공하고, 다른 내빈들에게는 딱딱한 일반 의자를 내줬다"며 "빠듯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지원해준 지역과 주민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할 자리에서까지 권위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S초교 다목적교실 준공식에서는 군수의 축사가 끝나자 행사 진행자가 "군수보다 먼저 교육기관장이 축사를 하도록 돼 있는 데 순서가 잘못됐다"고 안내해 단상을 내려오던 군수를 당혹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나중에 조용히 사과하면 될 일이지 주빈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공개적으로 내빈에게 무안을 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군내 교장들 대부분이 업무를 팽개치고 행사장에 나와 교육감을 영접하는 모습도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눈에 거슬린다"고 말했다.

군내 한 초등학교 100주년 행사에서도 도교육청 측이 참석하는 교육감 축사를 '치사'로 바꿔달라고 요구해 행사를 준비하던 동문들의 반발을 샀다.

동문들이 "교직원뿐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 인사들까지 참여하는 행사에서 교육감이 참석자들을 격려하는 의미의 치사를 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강력 반대해 도교육청의 요구는 무산됐지만 "교육계가 아직도 권위주의를 벗지 못했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박 의원은 자신의 의정발언에 대해 "개선을 주문하는 차원에서 한 것일 뿐 필요한 교육예산 지원에 제동을 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영동교육청 관계자는 "경험이 없는 시골 학교에서 큰 행사를 치르다보니 실수가 생겼을 뿐 교육감의 뜻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며 "내년부터는 행사 준비에 더 신경을 써서 참석자들을 불쾌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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