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묻지마 범행' 속출
충북 '묻지마 범행' 속출
  • 손근선 기자
  • 승인 2009.12.20 2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만 3건 발생 … 대책마련 시급
길가는 행인을 이유없이 폭행하거나 흉기를 휘두르는 등 충북지역에서 이른바 '묻지마' 범행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가해자들이 우울증 및 대인기피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학교나 사회에서 왕따 등으로 불만을 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청주흥덕경찰서는 지난 18일 길 가던 노인들을 폭행한 A군(16·고교 1년)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4일 밤 8시 30분쯤 청주시 흥덕구 한 아파트 복도에서 B씨(71·여)의 허리를 발로 차고 달아나는 등 2차례에 걸쳐 이 아파트에 사는 할머니 2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군은 평소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데 대한 화풀이로 힘이 약한 노인들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CCTV 화면을 토대로 A군을 검거했으나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아 불구속했다.

이에 앞서 괴산경찰서는 지난 13일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지나가는 행인에게 둔기를 휘두른 김모씨(52)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이날 밤 11시35분쯤 증평군 증평읍 모 식당 앞 노상에서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행인 C씨(22)를 갖고 있던 둔기로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다.

김씨는 또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뒤 청주상당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되는 과정에서 집기를 파손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진천경찰서는 지난 1일 앞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아무런 이유없이 흉기를 휘두른 이모씨(27)를 살인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4시40분쯤 진천군 진천읍 모 가게 앞 노상에서 지나가던 D씨(72·여)를 발견하고 갖고 있던 흉기로 얼굴에 상처를 낸 뒤 달아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이씨는 이날 아무런 이유없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최영락 청주의료원 정신과장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 같다"며 "주변에서 따듯한 관심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