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건강은 모두의 책임이다
아이들의 건강은 모두의 책임이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2.1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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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김진우 <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얼마 전부터 둘째 아이 몸에 슬금슬금 올라오는 기분 나쁜 반점들이 걱정이 되어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아토피라고 한다.

최근 부쩍 늘어난 아이들의 군것질 때문인 것 같아 애꿎은 아내에게 짜증을 좀 내고, 병원에서 처방해준 연고제로 소동이 마무리 되었지만, 환경 운동한다는 놈도 자기 자식조차 아토피라니! 여전히 마음이 영 마땅치 않다.

아토피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던 십년 전에도 아토피 질환자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도시가 바로 제천이었다.

해마다 발표한 대기질 평가도 전국 상위를 차지하였고 물이나 기타 도시환경에서도 매우 건강한 도시로 평가받았다.

단체의 회원분이 자녀들의 아토피 문제 때문에 이곳 제천으로 이사를 왔다던 이야기가 듣기 참 신기하였던 기억도 남아 있다.

그런데 그 십년 사이에 우리 제천에는 도대체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지역 아이들의 아토피 환자에 대한 통계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국내 어린이의 아토피 유병률이 약 40%라는 2005년도 YMCA의 보고서를 참조하여, 십년간의 지역 인구와 지역 환경의 여건변화와 그 속도를 감안해 보면 이 추이율에서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작은 우리 지역에서도 아이들의 아토피질환은 이제 지역사회 문제로,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로, 함께 지불해야 할 비용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전히 지역 경제도 힘들고 이래저래 팍팍한 요즘에, 아이들의 환경성질환 정도는 작은 문제나 개인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의 각종 환경유해 요소들을 그동안 지역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시멘트소각로, 산업폐기물매립장 등) 허용을 해준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음은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2002년 WHO에서는 산업국가의 질병 중 25~33%가 환경오염에 의해 발생하며, 환경피해의 2/3가 어린이에게서 발생한다고 경고하였다.

환경변화는 성인에 비해 훨씬 예민하고 취약한 아이들이 일차적인 피해자일 수밖에 없고, 발전의 속도에 따라 유해환경에 광범위하게 노출되어야 하는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모두의 의무일 수밖에 없다.

요즘 제천은 내년에 예정되어 있는 한방엑스포로 분주하다. 손님들도 많이 찾아 와야 하고 지역의 각종 한방 약초도 많이 팔아야 한다.

지역주민들의 염원대로 그 행사가 정말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정작 건강한 한방도시에 산다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에는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나 화도 좀 난다.

인프라는 둘째치고 환경성 질환 기초조사조차 전무한 지역에서, 한방약재만 많이 팔아먹자가 아니라 아토피 없는 한방제천을 만드는 고민도 좀 해 보면 좋지 않을까! 얼마전 건의성 항의? 자리에서 보건담당 공무원의 긍정적인 답변이 있어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기는 했지만, 사회 초저출산이 국가적 위기라면서 언제까지나 아이들의 건강한 보육과 양육의 환경문제를 국가가 아닌 개별가정의 책임으로 볼 것인지 때마침 경기도의 무상급식 논란까지 들려 마음이 착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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