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또 희생양되나
충청도, 또 희생양되나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9.12.0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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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수홍 부국장<서산·태안>
충청권이 요동치고 있다.
세종시 원안 폐기처분 때문이다.
한나라당 소속 이완구 충남지사는 지사직 사퇴를 고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청와대는 오히려 국가의 백년대계라며 국민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정·청 관계자들이 잇따라 충청권 인사들과 만나면서 설득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이후 충청권 민심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청와대는 물서설 기미가 없다.
왜 일까.
혹, 충청도=멍청도=핫바지이기 때문일까. 이명박 정부에 대한 충청권의 표심이 바닥을 헤매고 있기 때문일까.

이같은 억측도 난무하다.

충청권의 민심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있는 모습이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1일 서울 한라당사와 국회를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KTX를 타고 50분만에 서울에 도착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특히 "해당지역 도지사와 한마디 상의조차 없이 정부 방침이 결정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독설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도지사직 사퇴에 대한 자신의 결단은 오래걸리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충청인들의 민심을 저버리지 못할 도지사로서 심정의 일면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1일 청주를 시작으로 세종시 백지화에 대한 정부 규탄대회가 시작됐다.

범충청권 정부 규탄대회는 더욱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규탄대회에서는 새로운 신조어가 나왔다.

'충청도=엄청도'라는 것이다.

엄청도는 그동안 멍청도=핫바지가 아닌 엄청난 충청인들의 무서운 저항을 예고하며 나온 신조어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일선 자치단체 또한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

각 지자체가 공을 들이고 있는 기업유치 및 기업도시, 혁신도시 사업 추진을 놓고 갑자기 고민에 휩쌓여 있다.

세종시 수정안이 과학비즈니스벨트로 굳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심혈을 쏟아온 일선지역 자치단체들의 노력은 한낱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진다.

그러나 정부는 혁신도시, 기업도시 수도권 기업유치에는 전혀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며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우선 서산시의 경우만 봐도 우려의 목소리는 현실이 되고 있다.

서산시는 한화 테크노밸리, 서산일반산업단지 등 250만㎡에 대한 산업단지개발에 나서 기존의 현대파워텍 다이모스, 동희오토 등 자동차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야심찬 계획에 균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세종시 백지화 방침이 발표되면서 그동안 물밑접촉이 이루어지던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춤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산산업단지 관계자와 시 기업유치 담당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정부가 기침을 하면 일선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독감은 물론 사경을 헤매게 된다"고 비유했다.

전국에서 최초로 기업도시 조성사업에 첫 삽을 뜬 태안군 또한 긴장하고 있다.

당초의 기업도시 프로젝트에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래저래 충청도는 또 한 번 희생양이 될 운명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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