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문화 바꿔야 한다
회식문화 바꿔야 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1.3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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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난주에는 송년회 성격의 회식모임이 있었다. 이해관계가 없는 친목 모임이다보니 부담이 없는 편한 자리였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자리에 앉자마자 우스갯소리가 시작됐다.

이런 저런 모임에서의 술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화제가 됐다. '누가 만취해서 누구를 힘들게 했다. 혼자 마이크를 잡고 리사이틀을 했다' 등 할 말도 사연도 많은 듯했다.

주당들에게 술과 관련된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같았다. 술이 회식 분위기를 망치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술은 약(藥)인 동시에 독(毒)이라고 볼 수 있다. 잘 먹으면 인간관계나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잘못 먹으면 해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실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듯하다. 물론 가벼운 실수는 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만취해서 습관적으로 꼴불견, 즉 진상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술만 먹으면 위아래를 몰라보는 막가파, 주량을 무시하고 무조건 술을 강요하는 무대포, 처음부터 끝까지 일방적인 자기주장이나 설교로 회식 분위기를 망치는 외골수, 기타 등등.

반복될 경우 기피대상, 즉 왕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습관들이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직간접 경험을 통해서 실감하는 얘기들이다.

나쁜 습관은 빨리 고쳐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치기가 어려워지는 고질적인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회식자리를 마냥 피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회식은 사회생활, 특히 회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회식(會食)이란 '함께 모여 식사를 한다'는 뜻으로, 회사(com+pany)란 '함께 빵(밥)을 먹고 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만든 조직'이라는 뜻으로 인식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회식이 회사, 즉 사회생활의 중요한 일이라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회식은 모두가 원하는 기다림의 대상이 돼야 한다.

그러자면 즐겁고 부담이 없어야 한다. 목적과 시작과 끝이 분명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꼴불견, 즉 진상 짓 하는 사람도 없어야 한다. 술만 주량에 맞게 마시면 된다.

틀에 박힌 업무 얘기나 설교도 가급적 없어야 한다. 회의와 회식은 구분돼야 한다는 얘기다. 참석자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도, 마음과 마음을 하나로 묶는 것도 조직과 리더의 일이라는 사실만 기억한다면 공감할 수 있는 얘기일 것이다.

회식을 잘해야 개인도 조직도 발전할 수 있다.

지금은 술독에 빠지는 '음주가무'가 아니라 관심사를 공유하고 건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이벤트가 중심이 되는 회식이 대세인 시대다.

두고두고 얘깃거리가 될 수 있는 회식, 즉 '해봤다. 가봤다. 먹어봤다. 보람있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생산적인 회식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참석자들의 가슴과 가슴을 묶어주는 화합의 자리가 될 수 있고,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제 송년모임 등 각종 회식이 집중되는 2009년의 마지막 달이 시작됐다. 회식문화를 보다 생산적으로 바꾸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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