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같은 리더가 돼야
공기 같은 리더가 돼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1.2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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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요즘 일부 기관장들이 새롭게 변신하고 있는 듯하다.

청사에 시민 및 직원 '소리함' 설치 활용, 관내 이곳저곳을 찾아 서민층의 목소리 경청, 직원행사에 동참 관심사 공유 등 변화의 모습도 다양하다.

위민행정을 펼쳐야 하는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주변에서는 이들의 변화시도가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그동안 변화에 둔감하다는 평가를 받아 오던 특정 기관장들의 변화라는 점에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관련자들은 관심의 대상이 된 이상 뭔가를 보여줘야 할 듯싶다.

'정명(正名)'이라는 말이 있다. 조직에는 직책이 있고 직책에는 직무가 있는데, 직책에 맞는 직무를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말처럼, '리더는 리더답게, 팔로워는 팔로워 답게' 자신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런 조직이 바람직한 조직이다.

고로 리더가 하급 기관(부서)의 업무를 무분별 간섭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책임한계가 모호해져 '나 몰라라'식 근무 및 기강해이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다, 객관적인 신상필벌도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는 모든 구성원이 직책에 맞는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신명나게 직무에 전념할 수 있다. 물론 간섭이 필요할 때도 있다.

조직의 존재목적과 핵심가치를 망각한 언행을 하는 등의 경우에 그래야 한다. 부작용이 없도록 공감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고 하면 될 것이다.

리더는 열심히만 해서는 안된다. 열심히 했는데 '성과가 미흡하다. 주변사람과 반목(反目)이 생긴다. 구성원의 근무의욕을 떨어트린다'는 등의 현상이 표출된다면 리더십에 이상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경우 리더는 '나 자신은 문제가 없었다. 최선을 다했다. 명분도 있었다' 등의 이유만으로 면피(免避)를 할 수는 없다.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잘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신은 물론 구성원 모두가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업무방향을 제대로 제시하고 지원하며 갈등을 조정하는 등의 역할을 통해서 말이다.

바람직한 리더는 어떤 리더일까. 있는 듯 없는 듯한 리더, 즉 가정에서 엄마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엄마는 평소에 잘 보이지 않는다. 주변에서 가족을 위해 늘 바쁘게 움직이는데도 말이다. 하루라도 없으면 집 안 꼴이 말이 아니고,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가정에서 엄마는 공기 같은 존재다. 지금은 이런 리더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말이다.

리더가 혼자 통·반장을 다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일도 조직이 함께해야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나홀로' 독주가 아니라 구성원과 함께, 그리고 모두가 자신의 직책에서 직무에 전념토록 하는 리더가 지혜로운 리더라고 본다.

언론에 비춰진 일부기관장들의 변화모습을 보면서, 이런저런 직·간접 경험을 토대로 한마디 해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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