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1.2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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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효겸 <전 충청북도 부교육감 호서대 초빙교수>
한·미 정상회담이 지난 19일 개최됐다. 두 정상이 취임 후 세 번째 가진 회담이다.

주요의제는 북핵문제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이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갖고 이 대통령이 제안한 북핵 일괄타결 방안인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공동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뿐만 아니라 6자회담을 통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핵폐기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나가도록 여타 6자회담 참가국과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우리제안을 받아들여 북한의 안전을 확보하고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새로운 미래가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와 관련 "엄청난 무역불균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몇 십 년간 발생한 무역불균형은 한국과의 관계에서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아시아 전체를 놓고 한꺼번에 보게 되는 관행이 있는 것 같다"며 의회에서 볼 때는 일방적인 협약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미양국 정상회담에 대해 여야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확고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면서 북핵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정착의 기반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알맹이 없는 형식적 회담에 불과했다고 일축했다. 자유선진당은 이전에 비해 진전된 게 없고 달라진 게 없는 추상화를 보는 것 같은 정상회담이었다고 평했다. 민주노동당은 구체적으로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논의 결과가 하나도 없는 형식적이고 이벤트성에 불과한 회담이었다고 밝혔다.

여야가 보는 관점이 다르다. 물론 자당의 이익을 위해서 피차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정치권의 속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야의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국내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제문제다. 인접 주요국들과 밀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자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목소리만 낸다면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해야 할지 자못 궁금하다.

국익에 유리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서 평가를 해줘야 한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하고 못한 것은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 자당의 이해득실만 따진다면 국민들이 혼란스러워 한다. 국민들이 당황해 한다.

특히 한·미 FTA 문제는 더 그러하다. 한·미 FTA 때문에 반대시위가 전국을 강타했고 전 세계적인 뉴스로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 측에서 쇠고기 협상이 불리하므로 미국 측에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내 축산농가의 울부짖음을 대변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양국정상회담을 통해서 미국측이 자동차 분야에 대해 협상을 다시하자는 요구를 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한·미 FTA 반대 발언을 많이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는 가지만 우리 측의 주장은 묵살하고 자신들은 유리한 주장을 하고 나선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석연치 않다.

정부는 이점에 관해서 분명히 국민을 납득시켜야 한다.

자동차에서 양보한 만큼 농업·서비스분야에서 반드시 실익을 찾아야 한다. 특히 쇠고기, 관세, 의약품, 특허권 등을 챙겨야 한다.

그렇지 않고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끌려 다닌다면 국민들의 함성은 다시 거세질 것이다. 미국 의회에 말하고 싶다. 한·미 FTA는 한국의 일방적 협상이 아니라 미국의 일방적 협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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