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의 보양식 붕어
궁중의 보양식 붕어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1.0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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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순 <대전대 한의학과 연구교수>

한의학으로 풀어보는 음식이야기

중국요리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는 생선요리이다.

그 이유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길상물(吉祥物)을 숭배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물고기는 물과 비를 관장하는 영적인 존재로 여겨왔으며 해음 현상을 통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생선은 한자로 '어(魚 yu)'라 하는데 이 발음은 마침 '여유 있다' 혹은 '풍족히 남다'라는 뜻의 '여(餘, yu)'의 발음과 같다. 그러므로 생선을 특별히 선호하는 것은 항상 풍족함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붕어 된장찜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계절이다. 모든 동물들은 다가오는 겨우살이 대비를 위해 풍부한 먹이로 배를 채우고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기로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초겨울로 접어들 때면 대청호와 충주호에서 나는 생선들이 살이 올라 맛이 좋다. 그중에서도 우리와 가장 친근한 것이 붕어이다.

붕어는 왕실의 보양식으로 인조, 영조, 효종 때에 붕어찜에 대한 기록이 여러 번 나오며 특히 효종 즉위년에 신하들이 중전에게 보양을 위해 붕어찜을 권하면서 붕어찜은 비위를 보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성약(聖藥)'이라고까지 하였다.

붕어는 단백질이 19%로 명태와 함유량이 비슷하고, 지방은 1.7%로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 A,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요구량이 증가되는 B1, 당뇨병환자에게 꼭 필요한 B2, 건강한 피부와 모발, 치아를 만들며 성장을 촉진하는 B6와 칼슘 등이 풍부하다. 그러므로 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계 환자들에게 좋은 식품이라 할 수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즉어(즉어, 붕어)라고 하였고,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며, 위기(胃氣)를 고르게 하고, 오장을 보해주고, 위장기능을 좋게 하며, 이질을 멎게 하다고 하였다.

순채와 국을 끓여 먹으면 위가 약해서 소화가 잘 되지 않던 것을 낫게 하고, 회를 쳐서 먹으면 이질을 낫게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여러 물고기 가운데서 제일 먹을 만한 고기라고 하였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모든 물고기는 음양오행의 이치에 맞추어 볼 때 화(火)에 속하지만 토(土)에 속하므로 위장 기능을 조화시키고,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여 소화를 돕고, 소장과 대장을 강화시켜 몸을 보하고, 혈당을 내리는 작용이 있다고 하였다.

붕어는 비린내가 많이 나고 잔뼈가 많고 큰 것일수록 뼈가 강하므로 식용이 불편하다.

따라서 붕어를 조리할 때는 뼈를 연하게 하고 해감내와 비린내를 제거하는 것이 다른 생선에서보다 더 중요하다. 붕어를 손질하는 방법은 산 붕어를 맑은 물에 1시간쯤 담가 해감을 토하게 하고, 비늘을 긁고 아가미를 제거하고 배를 따서 내장을 꺼내고 꼬리를 자르고 대가리는 그대로 둔다.

조리하기 전에 식초를 탄 물에 손질한 붕어를 담가 두면 비린내도 제거되고 살은 단단해지고 뼈가 연해져 먹기에 좋다.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북어를 함께 넣기도 하는데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더하게 된다.

우거지 나물을 된장과 고추장 양념으로 무쳐 냄비 바닥에 깔고, 손질한 붕어를 얹은 다음 매콤한 양념장을 넣어 은근한 불에서 서서히 조려야 양념 맛이 속 깊이 스며들어 맛이 좋다.

붕어조림은 감자와 무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매운 양념으로 바특하게 조린다. 붕어 튀김은 작은 붕어를 선택하여 손질한 다음 소금·후추·술로 밑간을 해 두었다가 밀가루를 고루 묻혀 두 번 튀겨야 바삭하다.

당뇨병에는 배 안에 찻잎을 가득 채워 넣고 약한 불에 쪄서 먹고, 몸이 허약하고 입맛이 없고 자주 설사를 할 때는 붕어 1마리에 생강, 소금을 적당히 넣어 푹 끓여서 먹는다.

초겨울 살이 올라 맛이 좋은 붕어요리로 몸은 건강하게 생활은 풍족하게 되기를 기원해 보자.

<카페주소:cafe.daum.net/jmsof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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