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먹이사슬 현장을 가다
11. 먹이사슬 현장을 가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0.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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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다큐 위기의 야생(野生)
1.호랑거미의 먹이장면
2. 사마귀의 먹이장면

동족간 카니발니즘 '이상징후'

부자연스러운 섭식관계 빈번… 생태계 건강상태 반영

먹고 먹히는 세계가 있다. 생태계의 먹이사슬 현장이다. 포식자가 피식자를 잡아먹는 현장, 어찌 보면 끔직해 보이면서도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세계가 곧 야생이다.

먹이사슬 또는 먹이그물은 생태계 내의 종(種)간 먹고 먹히는 관계를 말한다. 유기체들은 그들이 섭취하는 유기체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 과정이 없으면 이 세상 동물들은 살아갈 수가 없다. 그만큼 먹이사슬은 생태계를 유지해 나가는 근간이다.

먹이사슬은 또 생태계의 건강도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다. 먹이사슬 관계가 순탄한 곳은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증거요 그렇지 못한 곳은 생태계에 이상이 있다는 징후다.

일반적으로 곤충은 개구리에게 잡아먹히고 개구리는 뱀에게, 뱀은 부엉이 등 상위 포식자에게 잡아먹힌다. 그게 일반적인 먹이사슬 관계요 자연법칙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자연계에선 엉뚱한 현상이 종종 눈에 띄고 있다.

물고기가 뱀을 물고 발버둥치는가 하면 개구리가 뱀을 물고 혈투를 벌인다. 또 뱀을 잡아먹던 백로가 되레 뱀에게 물려 혼쭐나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한다. 이른바 피식자들의 반란이다.

또 동족간에 잡아먹는 카니발리즘도 눈에 띈다. 뱀이 뱀을 잡아먹는 희한한 광경이 실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자연스러운 섭식건강한 생태계

우리 생태계는 아직도 건강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다. 비록 생태계의 일원인 야생동물들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그 구성원들은 여전히 자연스러운 먹이사슬체 안에서 자연스러운 섭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농약 등 유해물질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하천 둑에서는 호랑거미가 거미줄에 걸려든 애기좀잠자리를 잡아먹고 길섶 쑥부쟁이에선 사마귀가 고추좀잠자리를 물어뜯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사진 1 , 2 >

또 야산자락의 찼ㆎ나무와 말채나무, 산딸나무 등에서는 노랑지빠귀와 개똥지빠귀 같은 각종 새들이 자연스레 열매를 따먹고 있다.<사진 3>

먹고 먹히는 세계가 있다. 생태계의 먹이사슬 현장이다. 포식자가 피식자를 잡아먹는 현장, 어찌 보면 끔직해 보이면서도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세계가 곧 야생이다.먹이사슬 또는 먹이그물은 생태계 내의 종(種)간 먹고 먹히는 관계를 말한다. 유기체들은 그들이 섭취하는 유기체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 과정이 없으면 이 세상 동물들은 살아갈 수가 없다. 그만큼 먹이사슬은 생태계를 유지해 나가는 근간이다. 먹이사슬은 또 생태계의 건강도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다. 먹이사슬 관계가 순탄한 곳은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증거요 그렇지 못한 곳은 생태계에 이상이 있다는 징후다. 일반적으로 곤충은 개구리에게 잡아먹히고 개구리는 뱀에게, 뱀은 부엉이 등 상위 포식자에게 잡아먹힌다. 그게 일반적인 먹이사슬 관계요 자연법칙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자연계에선 엉뚱한 현상이 종종 눈에 띄고 있다. 물고기가 뱀을 물고 발버둥치는가 하면 개구리가 뱀을 물고 혈투를 벌인다. 또 뱀을 잡아먹던 백로가 되레 뱀에게 물려 혼쭐나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한다. 이른바 피식자들의 반란이다.또 동족간에 잡아먹는 카니발리즘도 눈에 띈다. 뱀이 뱀을 잡아먹는 희한한 광경이 실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우리 생태계는 아직도 건강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다. 비록 생태계의 일원인 야생동물들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그 구성원들은 여전히 자연스러운 먹이사슬체 안에서 자연스러운 섭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농약 등 유해물질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하천 둑에서는 호랑거미가 거미줄에 걸려든 애기좀잠자리를 잡아먹고 길섶 쑥부쟁이에선 사마귀가 고추좀잠자리를 물어뜯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사진 1 , 2 > 또 야산자락의 찼ㆎ나무와 말채나무, 산딸나무 등에서는 노랑지빠귀와 개똥지빠귀 같은 각종 새들이 자연스레 열매를 따먹고 있다.<사진 3>
3. 나무열매를 따먹고 있는 노랑지빠귀

취재팀은 좀 더 생생한 먹이사슬 현장을 포착하기 위해 현지 지리에 밝은 두 전문가(남윤창·정대수씨 등 생태연구가)를 초빙, 지난 9월초부터 괴산·보은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취재에 들어갔다.

취재에 들어간 지 일주일여가 지난 9월 9일, 드디어 괴산 청천의 남군자산 자락에서 살모사가 들쥐를 잡아먹는 장면이 포착됐다.

어른 엄지손가락 굵기 만한 살모사가 제 몸의 3~4배나 되는 들쥐를 물고 정신없이 몸을 굴리고 있었다. 그러길 10여 분, 들쥐의 숨이 멎자 살모사의 입이 놀라울 만큼 벌어지면서 들쥐의 몸이 서서히 빨려들기 시작했다.<사진 4 >

4. 들쥐를 잡아먹고 있는 살모사

그로부터 11일 뒤인 9월 18일, 속리산 인근의 산골마을(보은군 산외면)에 야생 오소리가 자주 출몰한다는 제보를 받고 야간촬영에 들어갔다. 위장망을 치고 기다린 지 2시간여가 지나자 오소리 1마리가 주변을 경계하며 잠시 나타났다가 서치라이트 불빛이 낯설었는지 이내 풀숲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5분여가 지났을 때 바짝 긴장한 취재팀 앞에 또다시 모습을 드러낸 오소리 입에는 무엇인가 물려있었다. 흔히 꽃뱀이라 불리는 유혈목이였다.

풀숲에 들어갔다가 먹잇감인 유혈목이를 발견하고는 그를 잡아 밭가로 나온 것이다. 오소리는 약 60cm의 유혈목이를 3~4분만에 먹어치웠다.<사진 5 >

5. 유혈목이를 잡아먹고 있는 오소리


취재팀은 지난 7월 초에는 누룩뱀이 중형조류인 꾀꼬리의 새끼를 잡아먹는 장면을 촬영한 바 있다.

당시 누룩뱀은 높이 5m가량의 밤나무에 기어올라 꾀꼬리 둥지 안에 있던 새끼 4마리 중 1마리를 입으로 낚아채 질식시킨 뒤 1시간여에 걸쳐 머리부위부터 집어삼키고 나무아래로 사라졌다.<사진  6>

6. 꾀꼬리를 잡아먹고 있는 누룩뱀


◇ 부자연스러운 섭식불안한 생태계

야생 세계의 먹이현장을 찾아 나선 지 20여일이 지난 9월 23일, 그동안 말로만 듣던 기이한 장면이 포착됐다.

다름 아닌 유혈목이가 유혈목이를 잡아먹는 이른바 동족간의 카니발리즘이 목격된 것이다. <사진 7 >

7. 유혈목이의 동족간 카니발리즘

괴산군 청천면 화양동 부근서 발견된 이 유혈목이간의 카니발리즘 장면은 약 70cm 크기의 커다란 유혈목이가 약 45cm 크기의 유혈목이를 꼬리부위부터 집어삼키고 있는 희귀한 장면으로, 온전한 생태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기를 쓰고 집어삼키려는 포식자측의 유혈목이와 그 포식자의 몸을 감고 발버둥 치는 피식자측의 유혈목이 모습에서 '불안한 우리 생태계의 현실'을 느낄 수 있었다.

동행했던 정대수씨는 "뱀이 뱀을 잡아먹는 장면이 간혹 눈에 띈다고는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능구렁이가 무자치(물뱀)를 잡아먹거나 하는 등의 타종간에 일어나는 일이지 이번처럼 동종끼리 잡아먹는 장면은 말 그대로 부자연스러운 섭식관계로서 생태계의 이변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성식 생태전문기자 노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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