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있는 사람이 되자
눈치 있는 사람이 되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0.1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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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추석명절이 지났다. 장손인데다 한 집안의 가장(家長)이 되다보니 명절이 즐겁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다녀온 고향에 대한 마음이 그랬다. 친인척, 고향 선후배들과 만나 안부 인사를 하다보니 걱정거리가 없는 집이 없는 듯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외국에 나가 귀국하지 못하는 자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독거노인, 수능시험을 앞둔 자녀 뒷바라지로 하루하루를 초조하게 살아가는 학부모, 30의 나이에 취업을 못하고 부모 그늘에서 눈치 밥을 먹고사는 백수 등 다양하다. 모두가 안타까운 사연들이다. 경중의 차이는 있겠으나, 누구나 안타까운 사연 한두가지씩은 가지고 산다고 봐야 할 것이다. 주변에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할 상황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1인 가구가 전체의 20%가 넘는다고 한다. 특히 독거노인, 독신주의자, 기러기 가족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1인 가구의 절반이상이 월 소득 100만원도 안되는 저소득 소외계층이라는 것이다. 주변에는 결혼을 못하거나 이혼, 사별 등으로 홀로 외롭게 사는 사람들도 많다. 자녀 교육문제로 별거하는 기러기 가족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이웃들에게 우리는 어떤 태도를 보이며 사는 것이 바람직할까.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본다.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눈치 있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도리며 예의일 것이다. 그래야 갈등 없이 잘 어울려 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친할수록 가까울수록 더욱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를 못한 것 같다. 명절 때 고향 방문간에, 동창회 모임 및 친인척 애경사 참석시 등 일상생활간에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생각나는 대로, 평시 습관대로 말을 막 한다.

재수생을 둔 학부모에게 '아들 대학은 어디 갔느냐'고 묻는다. 명예퇴직 당한 사람에게 '직장 자랑'을 한다. 결혼 적령기가 지난 자녀가 있는 사람에게 '며느리, 사위 자랑'을 한다. 주는 것 없이 얄미운 사람들이다. 두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 물론 악의를 가지고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하나같이 상대방의 마음을 씁쓰름하게 할 수 있는 말들이라는 얘기다. 눈치가 없는 사람들이다. 말은 '해야 될 말, 해서는 안될 말'을 가려가며 때와 장소에 맞게 해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상대방의 기분을 업(Up) 시켜줄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이 좋다. 눈치가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요즘은 훌륭한 비서가 훌륭한 CEO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모 그룹 사장단의 경우 47%가 비서 출신이라는 사실은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보편적으로 비서출신들이 사람의 마음을, 환경변화를 잘 읽기 때문이라고 본다. 눈치가 빠르다는 의미일 것이다.

눈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눈치가 있는 사람은 절간에서도 고깃국을 얻어먹는다는 말이 있다. 눈치가 빠르고 세상물정이 환하면 만사형통이라는 뜻일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표정, 눈빛 등 비언어적인 요소를 보고 상대방의 마음을 잘 읽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러면 자신은 물론 가정, 이웃도 행복해지지 않을까 해서 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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