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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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9.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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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박찬길<청원군청사회복지과>
사회복지가 무엇인가, 가끔 반문해 볼 때가 있습니다.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이나 다른 여러 가지 사회복지사로서의 갖춰야 할 자격이 있겠지만, 클라이언트에 대한 배려는 잘하면서 정작 사회복지사들끼리의 배려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습니다.

모든 조직은 내부적으로 경쟁하기 마련입니다. 경쟁을 통해서만이 조직의 활력이 살아나고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일부 협회나 단체 등에서 파생되는 문제를 보면 서로에 대한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속한 단체가 중요하듯이 다른 분이 속한 단체도 중요하므로 서로 똑같이 존중을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은 살면서 실수를 하게 됩니다. 여러 단체나 협회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할 수가 있습니다. 다른 단체 등에서 실수를 저질렀을 때, 자신이 속한 단체 등에서 실수를 저질렀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러한 실수를 감싸 안을 수 있는 작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사회복지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투철한 사명의식과 훌륭한 봉사정신으로 무장돼 있습니다. 그러한 분들이 서로에 대해 작은 배려조차 하지 못한다면, 정작 사회복지를 요구하는 분들에 대한 배려가 이뤄질 수 있을까요.

다른 단체나 나의 의사결정이 내가 속한 단체 등의 관점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을 옳지 않은 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내가 속한 단체나 나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듯, 다른 단체나 다른 사람의 의사결정도 중요합니다.

외람된 소리일지 모르지만, 요즘 청주청원 통합문제로 논쟁이 한창입니다. 청주시에서는 장밋빛 계획으로 당위성을 홍보하고, 청원군에서는 흡수통합이 아니라 도시화가 진행된 후 나중에 대등한 관계에서 하자고 합니다. 이렇게 정치권에서 던져놓은 화두로 인해 우리 지역뿐만이 아니라 전국이 시끄럽습니다.

진정성이 필요합니다. 14년 전에 통합한 다수의 농촌 지역은 지금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고 합니다.

솔직하지 못한 정책은 주민을 우롱하는 짓입니다. 혐오시설이 청원군 지역에 오지 않는다고 홍보를 하지만 믿는 사람이 있을까요. 차라리 솔직하게, 나중에 통합 후에는 혐오시설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이해를 구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후에 양 지자체를 포괄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후, 양 지방자치단체 간 차분한 협상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농촌지역 주민들을 위하는 배려입니다.

선거때만 되면 지지 세력별로 지역이 나뉘어 아옹다옹하고, 선거가 끝나도 그로 인해 갈라진 조그마한 지역사회통합도 어려운 현실인데, 통합이라는 화두로 인해 지역 간 갈등만 커지고 있습니다.

상대방에 대해 배려는 하지 않고 지금처럼 몰아붙이면서 통합을 한들, 그 과정에서 깊게 팬 갈등과 분열의 골이 제대로 메워질 수 있을까요.

조금 더디 간다고 해서 지방자치가 훼손되거나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논의되고 있는 사항의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상대방을 억누르기보다는, 모두가 배려를 통한 아름다운 동행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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