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집 개관, 돈키호테처럼 무모한 일"
새벽의 집 개관, 돈키호테처럼 무모한 일"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09.28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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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신학자 문동환 목사 자서전 '떠돌이 목자…' 발간
군부 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을 했던 신학자 문동환 목사(88)가 자서전 '문동환 자서전-떠돌이 목자의 노래'(삼인 펴냄·640쪽·2만5000원)를 내놓았다.

고(故) 문익환 목사의 동생이자 평화민주당 부총재를 지낸 문 목사의 이번 자서전은,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을 시작으로 자신이 펼쳐온 '떠돌이 신학' 이야기까지 600여쪽으로 정리됐다.

문 목사는 1921년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문 목사는 1975년 명동성당에서 긴급조치 철폐와 의회정치의 회복을 요구한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구속됐다.

문 목사는 난생처음 수감 생활을 하면서 명상기도와 성서를 통해 "어둠이 빛을 이긴 적이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일반 죄수들의 비참한 현실을 확인하면서 민중신학의 실마리를 잡았다.

그는 조선신학교(한신대 전신)를 졸업하고 웨스턴신학교, 프린스턴신학교를 거쳐 하트퍼드 신학대학에서 종교교육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신대 교수로 일하면서 서울 수도교회에서 목회했으나 학생과장을 지내면서 한신대를 반독재 운동의 중심지로 이끌어 해직됐다.

해직 교수들과 함께 새로운 교회 운동을 펼치던 그는 생명문화 공동체 '새벽의 집'도 열었다.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며 살겠다며 새벽의 집을 열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해 그는 "돈키호테처럼 무모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출옥 이후 '새벽의 집'은 새 공동체보다 민주화 운동의 둥지로 성격이 바뀌어 갔다. 이곳에서 문 목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익환 목사 등 구속자 석방을 위한 농성과 시위를 벌였다.

석방 이후 유럽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을 듣고 미국으로 망명한 그는 민중신학 강연과 설교, 민주화 운동 지원 활동을 벌이다가 198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평민당에 들어간다

평민당 부총재까지 지냈지만, 그는 교육자이자 목회자의 길과는 다른 정계 활동에 이질감을 느꼈으며 결국 1992년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미국에서도 세계 현안과 한국의 현실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자서전 서문에서 "세계 도처에서 빈부 격차를 조장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신자유주의의 악랄한 횡포가 나를 가만히 있을 수 없게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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