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VS 상품권
중저가 VS 상품권
  • 안정환 기자
  • 승인 2009.09.21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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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정환<정치·경제부차장>
중저가 선물세트와 상품권이 올 추석 선물의 대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 먹고 살만한 일부 계층은 더 살기 좋아지는 양극화가 더욱 심해 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설탕, 식용유, 양말, 참치통조림, 비누세트 등 중저가 선물세트는 시대에 따라 부침이 있었지만 수십년 동안 명절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서민들이 2~3만원대 중저가 선물세트로 시선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9900원짜리 가격표를 단 선물세트도 대형마트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그러나 모든 국민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것만은 아니다.

상품권이 최근 몇년간 명절 선물로 꾸준히 증가하기는 했지만 3000만원, 1000만원, 300만원 등 서민들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고액 상품권까지 등장했다. 백화점 상품권 매출이 30~50% 증가하는 추석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절선물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도 종종 연출된다.

명절선물로 상품권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상품권은 주기도, 받기도 가장 편리한 선물로 받는 사람이 가장 선호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경제상황이 명절선물 세태와 유사하게 흘러가는 점은 유감이다. 대기업과 수출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반면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은 수십,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상품권과 중저가 선물로 대변된다. 상품권 매출 급증으로 웃음꽃을 피우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와 생존권 사수에 나선 재래시장과 골목상권 문제와도 같은 맥락이다.

중저가 선물과 고액 상품권에서 최근 경제상황을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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