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상과 청주문화산업단지
직지상과 청주문화산업단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2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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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규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는 '유네스코(UNESCO)직지상' 수상자로 말레이시아 국가기록원이 선정됐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직지의 고장 청주가 어렵사리 제정한 '유네스코 직지상'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를 기념하기 위해, 기록유산의 보전에 기여한 사람이나 단체에 2년에 한 번씩 수여되는 상이다. 2004년 4월 28일 유네스코 제169차 집행위원회에서 직지상의 제정을 결정하였다. 시상식은 2005년부터 청주시가 지정한 '직지의 날'에 청주 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상금액은 3만 미국달러로서, 청주시에서 지급한다. 라고 당당하게 뜻풀이가 되어 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물리치고 세계인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위키백과사전에 '유네스코 직지상'의 항목이 자리 잡았다는 것은 '직지'가 그만큼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며, 이를 통한 자부심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음을 반증한다.

나는 이러한 역사적 긍지와 자부심을 현장에서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린 바 있다. '유네스코 직지상'이 제정되어 첫 시상식이 개최됐던 2005년 9월, 1일과 4일 사이 대한민국 청주에서 열린 '2005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 및 기념행사'의 총괄 기획과 연출을 맡았던 기억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하다.

'영원한 기억'을 주제로 펼쳐진 그해 행사에서 첫 번째 수상의 영예는 체코 국립도서관에 돌아갔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수상자에게 맞춰져야 했으며, 이때 나는 상식을 깨는 파격으로 문화적 충격을 겨냥했다.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 수상자의 등장을 나는 무대정면에 200인치짜리 대형 LED화면을 배치한 뒤 이를 좌우로 분할하면서 수상자를 등장시키는 파격을 선보였다.

기록유산이 갖는 역사성과 첨단의 조화로 기억되기를 희망하는 이러한 시도는 대성공을 이루면서 커다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당초에 나는 수상자의 등장을 전통 오작교 방식을 차용해 문화의 소통을 추구하는 시도를 하겠다는 구상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수상자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객석을 가로지르는 방식은 무리라고 판단해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하면서 과학과 문화의 융합으로 기획과 연출 의도를 맞추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런 직지상의 인연은 세 번째를 맞이하는 올해 시상식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한국 전통의 두루마리형으로 제작된 '유네스코 직지상'의 상장은 황금색 비단 바탕에 전통한지, 그리고 역시 한지로 만든 상장함으로 구성된다.

이 상장의 황금색 비단 바탕은 섬유공예가 송재민씨가 심혈을 기울였으며, 상장함은 이한례씨의 정성이 깃들어 있다. 이들은 각각 까마종과 시무라는 업체의 이름으로 청주문화산업단지에 입주해 있으면서 문화의 산업화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이 상장을 디자인한 이길환 교수 역시 이곳에 자리 잡은 문화산업디자인혁신센터의 부센터장을 맡아 문화산업이 강한 도시 청주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 24일 취임한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김동관 사무총장은 취임사에서 "문화산업이란 문화적 재화를 가지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일상생활에서 예술을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문화산업이라는 것이다.

보편적 가치를 매개로 세계성 확보에 주력함을 기본 개념으로 설정한 직지상의 의미는 지역이 곧바로 세계로 이어지는 문화의 소통을 통한 산업화에 타당하다.

이래도 문화산업이 어렵다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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