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문단 파견' 통보… 누가 올까
北 '조문단 파견' 통보… 누가 올까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1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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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 중앙위 비서·부장 5명 구성
대남실세 김양건·비서 김기남 등 가능성

북한이 지난 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 '특사 조의조문단'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한 가운데, 조문단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19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의 통보문에서 방문 인원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은 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내는 화환을 특사 조의방문단이 가지고 갈 것"이라며 "조문단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부장을 비롯한 5명 정도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보문에서 언급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부장은 모두 북한의 고위급 인사로, 김 위원장의 최측근들이 파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가장 유력한 사람은 통보문을 발송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이자 대남실세인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이다.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이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면담시 배석했다.

올해 김 위원장을 가장 많이 수행한 김기남 비서도 유력 인물로 꼽힌다. 김 비서는 지난 2005년 8·15축전 때 북측 대표단으로 방한해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적이 있으며, 당시 폐렴 증세로 입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문병한 인연이 있다.

그는 대남 사업과 관련한 김 위원장의 결정에 실질적으로 참가할 정도로 북한의 대남 정책에 있어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공식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올 가능성도 있다. 우리로 치면 총리급으로, 대외적 위상은 김기남 비서보다 높지만 실질적 위상과 영향력은 낮은 편이다.

북한이 이번 조문단 파견을 통해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의 자연스러운 접촉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하려고 한다면 김영남 상임위원장보다는 김기남 비서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리종혁 아태위원회 부위원장과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의장 최태복 비서도 파견이 유력시된다.

예상 인물들이 어떻게 조합된다고 하더라도 이들 중 두 명 정도가 포함된다면 서거한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다하게 되는 셈이다.

북한은 최고위급 인사 2명과 실무급으로 대남라인 전문가 3명을 함께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고위급으로 구성된 북한의 조문단을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우할지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들을 직접 만나 환대함으로써 위상에 맞는 대우를 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에도 긍정적 신호탄이 될 수 있지만 형식적 대우에 그친다면 모처럼 조성된 기회가 빛을 잃을 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 조문단의 위상에 맞는 대우를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남북 화해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남북관계는 완전히 복원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 조선아시아태평양 평양위원회 통보문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보내온 부고 전문을 받아 보았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서는 이미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망소식이 보도되는 즉시 자신의 존함으로 된 조전을 보내시고 특사 조의 방문단을 파견하도록 해 주셨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보내시는 화환을 특사 조의방문단이 가지고 갈 것입니다. 특사 조의방문단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 비서, 부장을 비롯한 5명 정도로 구성될 것입니다.

체류일정은 당일로 하며 필요하면 1박 2일로 예견하고 있습니다.

방문날짜는 장례식 전으로 하되 유가족 측과 임동원 박지원 선생의 의향을 따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내왕경로는 우리측 특별 비행기를 이용하여 서해직항으로 할 것입니다. 특사 조의방문단이 나가는 것과 관련하여 남측에서 실무적 대책을 빨리 취하고 결과를 속히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2009년 8월 19일

조선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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