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페스티벌에 대한 제안-2010 충청방문의 해를 기리며
에코-페스티벌에 대한 제안-2010 충청방문의 해를 기리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0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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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규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에코-뮤지엄(eco-museum)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후반 무렵부터이다. 박물관과 생태가 결합된 이 용어는 화석화된 유산의 보존 및 전시와 연구체계에 국한된 기존의 관습과는 다른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즉 박물관이 운영자와 역사적 유물 및 사료적 가치가 높은 소장품의 중심에 국한하는 한계에서 벗어나, 지역 및 자연환경과 주민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공동체의 핵심요소로 자리매김한다는 의미를 겨냥하고 있다.

지역문화를 그 화두의 중심에 두겠다는 발상이 에코-뮤지엄의 핵심요소인 셈인데, 이는 주민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 내 유산의 현지보존 등을 전제로 한다. 에코-뮤지엄이 비록 생태와 박물관의 합성어로 구성됐으나, 이를 단순히 생태지향적 박물관으로 보는 관점은 경계되어야 한다.

에코-뮤지엄은 박물관이기 이전에 과거로부터 있어왔던 생태적 환경을 현대인들이 증거물로 수집하여 전시물로 해석하는 동시에 이를 지역문화의 핵심요소로 활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나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발행한 청주문화산업단지 입주기업 안내책자의 제목을 'R2G'로 정한 바 있다. '지역에서 세계로' 즉 'Regional to Global'의 약자로, 지역 내의 문화콘텐츠가 국가 간의 거래를 거치지 않더라도 곧바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이러한 의지와 자신감은 '가장 향토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명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규모화와 규격화, 그리고 화석화된 유물과 유산의 전시 보존 형태의 고전적 박물관도 지역 문화의 표상이 되며, 지역주민들의 정서를 잘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함께 역사적 가치의 증거물들이 소중하게 다뤄지는 작은 박물관들이 널려 있는 도시는 아름답다.

또 그 유물들에 끊임없는 가치를 부여하는 주민의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도시의 문화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과시할 수 있는 준거가 된다.

내년, 2010년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정받은 '충청권 방문의 해'이다. 국토 중심부에 위치한 충청권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충청권 방문의 해'를 계기로 충북과 충남, 대전 등 3개 광역자치단체는 공동사업을 펼치는 등의 노력을 통해 1억7000여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할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관광은 볼거리와 먹을거리, 쉴 거리, 즐길 거리는 물론 체험학습 등의 요소가 차별적으로 갖춰졌을 때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그중에서 축제를 통해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는 일은 시급하다.

따라서 나는 2010년 충청방문의 해를 계기로 우리 지역에 '에코-페스티벌'(Eco-Festival)을 제안한다.

에코-페스티벌은 에코-뮤지엄의 공간적 개념을 확대해, 시공을 초월한 축제의 구성과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소통과 어울림을 추구할 것이다.

우륵과 난계, 한방엑스포, 청풍명월예술제 등 대표적인 축제에 대한 유사성과 연관성을 찾아내고, 이를 우리 지역 특유의 스토리라인으로 구성하는 방안은 변별력있는 문화상품으로 유용할 것이다.

바야흐로 산발적이고 개별적인 축제에 각 자치단체의 문화적 독창성과 전통성을 부여하는 일은, 해당 축제에 현대적 재해석을 통한 소통에 유용하다.

그리고 각 축제에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상호 유기적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축제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주민과 관광객의 함께 어울림에 설득력을 줄 것이다.

삼국의 역사가 함께 어우러지는 충북의 긍지가 시공을 초월한 소통으로 에코-페스티벌로 구현되는 일, 준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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