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독서환경에 대한 제언
초등학교 독서환경에 대한 제언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7.2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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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이병하 <(사)일하는공동체 팀장>
초등학교 시절 학교과제로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제출해 본 경험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과거에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의 아이들도 여전히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제출한다. 정말 변하지 않은, 변할 수 없는 교육방법이다.

최근 독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보습득과 더불어 바람직한 정서와 가치관을 갖도록 기여한다는 일반적 기능외에 '도덕적 상상력의 함양'기능이 부각되고 있다.

마크존슨(M. Johnson)이 인간을 상상력을 지닌 도덕적 동물로 지칭한 것처럼, 우리들은 책을 통해 도덕적 상상력을 확장시키고, 이는 우리가 타인의 말이나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고 대안을 준비하도록 하며, 창조적 행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즉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소위 엘리트 인력의 필요조건이 구비되는 셈이다.

이렇듯 중요한 독서의 습관화를 위한 방법론으로 많은 학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책과 자주 접하고 친해지도록 하는 단순한 원리를 추천한다. 이 방법은 비록 단순하지만 시간투자를 요하는 일이기에 맞벌이로 분주한 현대사회에서 부모들이 실천하기에는 결코 만만치 않은 방법이다. 따라서 초등학교 독서환경 및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

우리 충북지역의 초등학교 독서환경을 살펴보자. 먼저 인프라를 보면, 충북지역 초등학교 도서관 설치율은 2008년 기준 93.8%에 이르고 있다.

장서 보유량 또한 초등학교 아동1인당 16.2권으로 전국평균을 웃돈다. 게다가 2013년도까지 22개학교의 리모델링이 예정되어 있으니, 독서환경의 하드웨어적 요소는 만족할 만하다. 그러면, 우리의 아이들은 이렇듯 훌륭한 하드웨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을까.

이 점의 관건은 학교도서관 전담관리인력의 배치여부와 직결된다. 전담관리인력이 없는 경우 도서관리는 물론, 도서관 개방시간의 부족으로 도서대출 및 반납 실적도 미흡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방학중에는 도서관이 거의 잠겨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8년 기준 충북지역 초등학교 도서관 전담인력배치율은 18.4%에 불과하다. 여기에 노동부 사회적일자리사업 지원으로 임시 배치되어 있는 도서관리사 인력을 합쳐도 44.5%에 그친다. 즉, 50%이상의 초등학교가 전담인력이 없어 좋은 도서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충북지역 초등학교 중 학생수가 458명(충북 초등학교 평균 인원)이상의 규모이면서, 2006년도 이전에 도서관이 신축된 92개교를 대상으로 2007년도와 2008년도 도서대출량 증감여부를 확인해본 결과, 2008년도 전담인력이 파견된 학교는 전담인력이 없었던 2007년도 대비 연 7720권이 증가된 반면, 전담인력이 아예없는 학교는 오히려 886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전담인력의 유무는 아이들의 독서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도서관을 신축하고, 리모델링을 하고, 많은 책을 구입해 빼곡하게 쌓아놓는다 해도 제대로 된 전담인력 없이 방치해 둔다면, 이는 교육적, 경제적 낭비일 뿐이다. 교육이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에서 출발하듯 우리 아이들의 독서 습관화와 활용도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움트게 된다.

따라서 중앙정부나 교육청, 지자체에서는 아이들의 독서교육에 대한 제대로 된 계획을 갖고, 하드웨어와 더불어 이를 제대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전담인력 충원에 관심과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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