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에 필요한 소통
휴가철에 필요한 소통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7.26 2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김찬석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휴가철이다.

피서를 가장 많이 가는 시절에 접어들었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때이니만큼 휴가의 단 맛도 커질 것이다.

휴가는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이다. 설레고 들뜬 마음으로 휴가를 기다리고 준비하며 산으로 바다로 나서게 된다.

그런데 막상 휴가를 떠나면 늘 즐겁지만은 않은 일을 겪게 된다. 피서지 여기저기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꽉 막힌 도로를 운전하다가 얌체 운전자를 발견하면 신경질이 난다. 고약한 표정으로 뭔가를 요구하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움찔해진다. 계곡의 그늘 자리를 놓고 다른 휴가객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다른 사람을 아랑곳 하지 않는 고성방가도 한몫 거든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내 휴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휴가를 잘 보내야 하겠기에', '내가 좀 더 즐겨야 하겠기에' 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해마다 이맘 때 휴가에 나서는 우리들 마음에 이런 장벽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일이다. 휴가철 소통의 장벽 말이다. 이 장벽은 휴가 길에 오른 사람들 간의 마음의 장벽이자 사회적 장벽이다. '나만 편하고 나만 즐기자'는 이기적 장벽이다.

휴가철 소통으로 이를 뛰어 넘자.

휴가는 자신의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 기회이다. 자신을 점검하는 기회이다. 일상에 지친 피로를 털어내고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여 볼 수 있는 것이다. 자신과의 소통인 셈이다. 이것이 원활해지면 자신감이 생긴다.

휴가는 남을 배려하는 실습 기회이다. 내가 즐거운 만큼 남도 즐거울 수 있는 상황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다. 남의 기쁨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 기쁨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형편상 휴가를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다. 휴가는 남에게 우쭐대는 마음을 갖기 위함이 아니다. 휴가는 이웃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하다. 휴가는 사회적 소통이다.

휴가는 자연과 교감을 나누는 기회이다. 평소 잊고 있던 자연의 고마움과 중요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우리가 찾는 산과 바다가 없다면 자연의 청량한 느낌을 어디에서 맛 볼 수 있을까 우리 땅 구석구석에 숨 쉬는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휴가는 자연과의 소통이다.

휴가는 미래 비전을 세우는 기회이다. 일상에 바빠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미래와 앞날에 대한 설계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바탕으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챙겨볼 수 있다. 실행을 미뤄왔던 일들의 장단점을 따져보면서 마음의 동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처럼 휴가는 내일과의 소통이다.

휴가가 설레고 들뜬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은 소통이 있기 때문이다. 생활 속의 막힌 곳을 뚫고 맺힌 곳을 풀어내는 곳에서 눈살이 찌푸려지고 기분이 상하는 휴가철 풍경은 더 이상 자리를 잡지 못할 것이다.

휴가는 삶의 소통 광장이다. 자신과 남을 향한 소통이며 자연과 미래를 위한 소통 채널이다. 올여름 휴가는 더 행복해 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