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으로 업계에 새바람"
"발상의 전환으로 업계에 새바람"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06.30 2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 박명숙 대한미용사회 제천시지부장
"머리를 감기는 데 고개를 뒤로하거나 앞으로 하거나 큰 차이가 없지만, 고객 입장을 생각하면 만족도는 큰 차이가 납니다."

25년 미용 외길 인생을 걸어온 박명숙 대한미용사회 제천시지부장(50·사진). 그녀는 제천 미용업계 센세이션으로 불린다.

발상의 전환으로 미용업계의 새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그녀는 서울 강남에서 성업 중이던 에?토탈샵을 지역에 보급할 목적으로 지난 1990년 제천에 내려왔다.

제천에 정착한 그녀는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고객 만족을 통한 미용인의 가치를 강조했다. 장인도 노력하지 않으면 평범한 사람과 다를 게 없음을 지적하며, 그녀는 끝없는 기술을 익히도록 직원들을 독려했다. 또한, 발상의 전환을 통한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녀는 "90년대 지방에서는 고객의 머리를 감길 때 고개를 앞으로 숙이게 했지만, 당시 서울에서는 그 반대였다"며 "발상의 전환은 주인 입장보다는 서비스를 받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면 만족도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재능은 혼자만의 소유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 쓰일 때 그 가치가 발휘된다고 하던가. 그녀는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제천지역 사회복지시설을 다니며 이미용 봉사활동을 다닌다.

박 지부장을 만난 지난달 25일에도 그녀는 제천의 한 노인병원에서 봉사를 하고 왔다. 이날 그녀는 임종을 앞둔 한 노인의 머리카락을 손질했다고 한다.

마지막 가시는 길, 마지막 손길로 기억될 수도 있을 그 자리에서 그녀는 미소 짓는 노인의 얼굴을 가슴 한켠에 묻고 오는 길이라 했다.

초등학교부터 고교시절까지 화가의 꿈을 안고 붓을 잡았던 그녀가 캔버스가 아닌 가위를 잡는 것은, 자신의 손길로 행복을 느끼는 타인의 표정 때문이었다.

박 지부장은 "미대 진학을 원했지만, 부모의 반대로 붓을 놓았지만, 얼굴에 그림을 그린다는 심정으로 미용을 선택했다"며 "가위를 잡고 내가 행복하고 봉사를 통해 타인도 행복하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진정한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하던가. 그녀는 고교 졸업 20년 만인 2000년 세명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그녀가 배움의 끈을 다시 잡은 것은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말을 기억해서다.

2004년 대학원 진학까지 한 그녀는 '미용관련 민간자격제도의 현황과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녀는 "자격증은 곧 실력을 입증하는 것임에도 수많은 자격증이 쏟아지면서 장인의 가치가 하락되는 것을 느꼈다"며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가고 사회가 그 가치를 인정해 줄 때 기술인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세경대와 대원과학대 미용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는 그녀는 복지시설 봉사 외에 매주 화요일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미용교육을 하고 있다.

요즘은 오는 9월 제천에서 열리는 한방축제 때 한방과 미용을 접목한 헤어쇼와 작품 준비에 여념이 없다.

'자기와의 싸움은 성을 뺏는 것보다 낫고, 분을 참는 것은 장수보다 낫다'는 성경구절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녀는 오늘도 자기와의 아름다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