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 로마 콜로세움
<182> 로마 콜로세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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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덕의 오버 더 실크로드
'생사 기로' 검투사들의 숨소리 들리는 듯

베스파지아누스 황제 착공… 80년 티투스 황제때 완공

이오니아·도리아식 등 각 층마다 다른 건축양식 적용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개선문을 뒤로하고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고대 로마의 건축을 대표하는 콜로세움은 세 언덕이 마주치는 곳에 세워져 있다.

이곳은 원래 저지대로 네로 황제가 세운 황금 저택의 인공호수가 있던 곳이었다.

콜로세움의 원래 이름은 플라비우스 왕조의 이름을 따서 플라비우스 원형경기장이라 불렀는데 그 옆에 네로 황제의 35m나 되는 거대한 황금동상인 콜로수스가 세워져 거대한 건축이란 뜻의 콜로세움이란 이름을 쓰게 되었다 한다.

베스파지아누스 황제는 예루살렘을 정복한 후 그곳에서 데려온 수많은 히브리 노예들을 동원하여 서기 72년에 시작하여 그의 아들 티투스가 80년에 완성하였다.

준공행사 기념에는 검투사 시합과 맹수 사냥 등으로 100일 이상 계속되었는데 이 기간 동안 5000마리의 맹수가 희생되었다고 한다.

523년 데오도시우스 시대까지 여러 세기를 두고 맹수들의 싸움이나 검투사들의 시합이 이루어졌다. 콜로세움은 입구에서 보면 1, 2, 3 층 기둥들이 양식을 달리하는 80개의 아치가 둘려져 있다.

외벽은 석회석으로 장식했고 1?壙?도리아식과 이오니아식, 코린트식의 세 종류의 원주들이 조화를 이루고 웅장함과 섬세하고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게 한다.

바닥 층의 아치들은 경기장 출입구로 각각 일련의 번호가 매겨져 있었으며 입장권에는 해당 출입구 번호가 매겨져 있었다 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영화나 책에서만 만날 수 있던 거대한 콜로세움 경기장이 눈에 들어온다. 현대에 내놓아도 규모나 짜임세가 손색이 없는 그런 경기장의 모습이다.

콜로세움은 5만에서 7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었는데 이 많은 관중이 빠져나가는 데 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다. 또 비가 오거나 햇빛이 강할 때 천막을 쳐서 하늘을 가렸는데 외벽상부에 천막을 지탱하는 깃대를 꽂던 장치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늘날 현대식 경기장의 모델이 바로 콜로세움이라는 것을 보는 순간 절로 느껴진다. 2천여 년 전 황제에게는 영광을 시민에게는 즐거움과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이런 거대한 규모의 원형극장을 건축할 수 있었던 로마제국의 힘과 국력을 생각하니 수만 명의 함성소리가 아직도 이끼 낀 돌 틈 속에서 울려 퍼지는 것 같다.

'벤허'에 등장하는 주인공 찰슨 헤스톤이 원형경기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전차경기장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쿠오바디스'에서 열연하던 천연덕스러운 네로의 연기와 수많은 그리스도교도들이 사자 밥이 되고 수난 받는 장소로 부각되었던 원형경기장이 떠올라 계단에 앉아 한동안 경기장 바닥을 멍하니 응시하였다. 경기장 바닥은 반쯤은 열려있어 미로와 같은 지하시설들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경기장 바닥 아래에는 검투사 대기실을 비롯하여 맹수우리, 무대효과장치 보관실 등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콜로세움 건축가들은 경기장 세트나 장비, 사람과 맹수들을 적재적소에 올려놓을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고안하기도 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들을 그들은 이미 2천 년 전부터 즐기며 누렸다는 것을 생각하니 고대 로마인들의 문명 수준이 얼마나 강성하고 발전한 나라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로마제국 시대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콜로세움은 로마에 오면 가장 방문하고 싶은 장소였다. 세계의 길은 로마로부터 시작되고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경구들은 이곳에 와보면 더욱더 실감나게 만들고 있다.

로마인들은 그들이 원하는 곳은 다 점령하였고 광대한 대제국을 건설하였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사안일에 빠지고 먹고 자고 놀고 하는 3가지 일에 열중하였다. 사치와 방종과 쾌락을 추구하는 허영심과 목욕탕 문화가 로마의 멸망을 재촉하게 되었다. 어렵고 힘든 일은 노예들이 대신 해주었다.

그들이 할 일은 전쟁이나 먹고 즐기는 일이었을 것이다. 산해진미를 먹고 나서 그것을 토하고 다시 먹는 것을 즐기는 식도락 문화나 수천 명을 수용하는 목욕탕에서 퇴폐문화를 즐겼던 로마인들은 서서히 제국의 멸망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실크로드를 따라 들어온 금처럼 비싼 비단옷을 입고 허영심에 찬 시민들이 죽음을 넘나드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조국에 몸 바칠 자세가 되어 있었을까. 황제를 비롯한 귀족과 서민들이 그 비싼 비단옷을 감고 막대한 국부를 유출시키며 경기장 안에서 검투사들이나 짐승들이 죽어 나가는 모습을 보며 흥분하며 즐기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제국의 운명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은 자연의 순리일 것이다.

로마인들의 영광과 함성소리가 울려 퍼지던 콜로세움에서 그들의 멸망의 모습을 가만히 상상해 보았다.

로마 콜로세움의 내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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