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마음이 주는 행복
감사하는 마음이 주는 행복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2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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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이수한 <모충동 천주교회 주임신부>
이수한 <모충동천주교회 주임신부>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그렇다고 누구나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하기를 바라는데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인간의 모든 욕구를 다 충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욕구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식욕이라고 하는 욕구입니다. 먹어야만 살 수 있기에 식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고대 로마의 연회 장면을 그린 그림을 보면 뚱뚱한 사람이 긴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원 후 60년을 전후로 로마 사회의 사치는 역사상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극에 달했다고 합니다. 맛깔스러운 음식을 찾다보니 공작새의 골과 밤에만 날아다닌다는 새, 나이팅게일의 혀를 가지고 만든 요리를 즐겼고, 계속해서 더 먹기 위해 구토제를 먹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돈이 얼마나 들든 더 새로운 맛, 더 좋은 음식, 더 맛있는 음식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행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나는 언제나 저렇게 먹어보나 하는 부러움보다는 어떤 불만과 굶주림에 깊이 빠져있는 그들의 모습에 오히려 불쌍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풍요 속에 빈곤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들은 못 먹어서 굶주린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부유하면서도 먹어도 채울 수 없는 무서운 맛의 굶주림에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행복은 채울 수 없는 욕구 충족에 있다기보다 오히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세 가지 장애를 가졌던 헬렌 켈러 여사는 그의 수필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볼 수 있다면 저녁에 태양이 지는 아름다운 석양의 모습을 보고 싶다. 말을 할 수 있다면 부모님과 친구들의 이름을 마음 놓고 불러 보고 싶다. 들을 수 있다면 숲속에 들어가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싶다."

우리가 아무 때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들이 그녀에게는 가장 절실한 소망 가운데 하나였음을 생각할 때 우리가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에 인색한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 시작합니다. 특히 부모라는 가장 소중한 존재의 도움을 받고 우리는 사회에 진출하게 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크든 작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타인의 도움을 통해 인생을 영위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타인의 도움 없이는 단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우리 인간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돌아봅니다. 나를 존재하게 해 주신 부모에 대한 고마움, 평생의 반려자로 나를 선택해 준 배우자에 대한 고마움, 사랑의 열매인 자녀에 대한 고마움, 매일의 삶 속에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모든 이웃들의 고마움에 대해 얼마나 느끼고 표현하며 살아왔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지금 나의 삶이 불행하다 생각하는 사람은 감사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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