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의 부실 심각하다
지방공항의 부실 심각하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1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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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황신모<청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우리나라에 있어서 일부 지방공항의 부실이 한계를 넘어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국가의 자원을 낭비하는 재앙요인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들 지방공항 건설에는 수요예측이나 경제적 효과 분석 따위는 없다. 다만 그 지역 유력인사의 영향력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들 지방공항은 지역이기주의에 의한 지역연고 유력인사의 전방위 로비력의 결과로 건설된다.

울진, 예천, 김제, 무안, 양양공항 등 부실덩어리의 공항을 건설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유력정치인과 해당 도지사, 시장, 군수, 당시 장 차관에서 실무국장 등 정책결정참여자들 중 그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거나 잘못을 인정하는 유감표명이라도 하는 인사가 없다는 것이다. 해당 지방공항의 수요예측을 잘못한 용역업체 전문가들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잘못된 정책결정으로 엄청난 규모의 국가예산을 탕진해 버렸는데도 말이다.

2004년 감사원 지적에 의해 공정률 85%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경북 울진공항은 일명 '김중권 공항'이라 불린다. 하루 이용객이 50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교통연구원의 분석 보고서가 있었지만 김대중 정부시절 핵심실세였던 청와대 김중권 비서실장이 영향력을 행사해 공항 건설을 시행했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2004년 승객이 적어 폐쇄한 경북 예천공항은 일명 '유학성 공항'이라 불린다. 5공당시 실세로 명성이 있던 이 지역출신 국회의원 유학성 장군이 공군비행장을 민간비행장으로 변신시켜 조성했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전북 김제공항은 당시 실세인 정동영 국회의원의 영향력에 의해 정책결정이 이루어져 공사가 시작됐지만 2004년 5월부터 공사중단상태에 있다. 감사원이 수요예측을 과대하게 했다며 재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2007년 개항한 전남 무안공항은 일명 '한화갑 공항'으로 불린다. 김대중 정부시절 실세인 한화갑 국회의원의 영향력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해서 유래된 말이다.

무안공항과 김제공항은 당시 정치적 상황하의 호남배려 차원에서 결정되었다는 것이 당시 정책을 결정한 담당 장관의 실토이다. 무안공항은 연간수용능력이 519만명으로 지방공항 중 김해와 제주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투입된 공사비는 3017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이용객 수는 약 13만명으로 공항수용능력 대비 이용객 수는 2.5%에 불과하다. 강원도 양양공항은 지난해 말 이후 정기노선 하나 없는 공항으로 전락했다. 이 공항은 1997년 착공돼 3567억원을 들여 2002년 개항했지만 매년 적자를 내 현재 60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공항수용능력 대비 이용객 수는 0.29%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유령공항'인 것이다. 전국에 운항중인 14개 지방공항 중에서 지난해 제주, 김해, 김포를 제외하고 나머지 11개 공항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적으로 국민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인데도 그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지방공항의 심각한 부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영혁신을 하느냐, 아니면 폐쇄해야 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경영혁신을 하는 데 주체가 민간이냐, 정부냐를 결정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과제이다. 결국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여 만성적자에서 어떻게 탈출하느냐에 귀착된다. 이것은 부실공항이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공항수용능력 대비 이용객 수 33.1%를 차지하면서 만성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청주국제공항에서도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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