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늑대에게 배워야
사랑은 늑대에게 배워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1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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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부부의 3단계 진화론이란 우스갯말이 있다.

1단계는 '사생사사' - 신혼 초로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다는 말이다. 2단계는 '돈생돈사' - 결혼 5년차 이상으로 돈에 살고 돈에 죽는다는 얘기다. 3단계는 '정생정사' - 15년차 이상으로 정에 살고 정에 죽는다는 뜻이다. 또 '결혼이란 3개월 사랑하고 3년 싸우다 30년 참고 사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살다보면 부부관계가 순탄치만은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즘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부부싸움이 잦은 가정을 종종 본다. 지난주에도 가까운 이웃 한명이 장기전에 돌입했다. 가까이에 사는 우리부부가 이쪽저쪽 눈치를 보며 화해노력을 해 보지만 앙금이 쉽사리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살다보면 갈등도 싸움도 있을 수 있다. 인정한다.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는 얘기다. 참으면 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말이다. 문제는 '왜'가 아니라 '어떻게' 싸우느냐 하는 것이다. 부부싸움은 이제 더 이상 칼로 물 베기가 아니라, 가정파괴의 주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싸워야 한다. 생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방법만 알면 가능한 얘기라고 본다.

우선은 배우자에게 너무 기대하지 말자는 얘기다. 기대가 관심을 넘어 간섭이 되기 때문이다. 하여 잔소리가 많아진다. 짜증도 내고 달달 볶는다. 그것이 사랑인줄 알고 말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뭔가 해주기를, 되기를 너무 기대하지 말자는 것이다. 특히 타인과 비교, 평가하며 기대하는 것은 더욱 안된다. 자존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아킬레스건(Achilles腱)을 자극해선 안된다. 문제를 배우자나 배우자 부모형제의 치명적인 약점과 연계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는 짓이 지 어미와 똑같다. 어떻게 형제가 하는 짓이 똑같은지 모르겠다' 식의 험담과 흉보기는 안된다. 가슴에 못 박는 말로 평생 한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관심, 무간섭 등 침묵으로 일관하라는 것은 아니다. '침묵은 금'이 아니라 부부관계에 금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질책을 위한 질책이 아닌 상생을 위한 발전지향적인 피드백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멋대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근거 없는 심증만 가지고 하는 부정적인 언행은 안된다. 확인된 사실만, 그것도 다른 것과 연계시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제의 답을 상대방이 아닌 자신에게서 찾자는 것이다. 갈등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우선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상호 불신과 배우자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본다.

'결혼생활이란 날마다 새롭게 건축해야 하는 가건물'이라는 말이 있다. '남녀가 함께 놀기는 좋으나 살기는 힘들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부부생활이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것도 부부의 기본적인 책무다.

늑대는 평생 한 마리 배우자만 사랑한다고 한다. 사냥을 해도 제일 강한 상대를 선택하고, 먹이도 가족에게 먼저 준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는 얘기다. 즉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관심이고, 책임이고, 존중과 배려다. 동물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늑대에게도 배워야 한다. 가족 사랑하는 마음만이라도. 그러면 가족, 아니 최소한 부부간의 갈등과 싸움은 줄어들지 않을까 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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