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 상쾌 언소주
시원 상쾌 언소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0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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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태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인지, 때 이른 여름 탓인지 모르겠으나 후텁지근하고 갑갑하던 차에 언소주 소식은 시원 상쾌하기만 합니다. 언소주,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 새롭게 벌인 불매운동이 즉각 효과가 나타났다는 소식은 가뭄 끝에 단비와 같습니다.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을 벌였던 언소주 등이 8일 오후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일보에 편중 광고한 광동제약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선포한 지 하루 만에 광동제약이 협상을 제의했고, 당초 언소주측이 보수언론으로 지목한 조중동 등 3개 신문에 광고를 하지 말라는 주장에는 광동제약이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한겨레, 경향신문에도 동등한 수준의 광고를 싣기로 함으로써 타협이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불매운동은 어떤 상품에 결함이 있을 때 소비자가 행동하는 방식이지만, 이번과 같은 사례는 편파적인 언론을 통해 광고하는 기업에 사회적으로 윤리의식을 요구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제 기업은 좋은 상품만 잘 만들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주화된 사고방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지요. 다만 이번 불매운동은 소비자가 편파적이라고 판단한 언론매체에는 광고를 싣지 않도록 하지는 못하고 정론매체에도 동등하게 광고를 게재하는 선에서 그침으로써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지난 2월 언소주의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해서 1심 법원이 유죄판결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조중동에 광고를 게재하지 말라는 요구가 위법 시비에 휘말리자 기업을 대상으로 하여 광고 불매가 아니라 상품에 대한 직접 불매운동으로 바뀐 것이지요. 하지만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광고주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고, 진보니 보수니 관계없이 광고주 불매운동을 했어도 누구 한 사람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노무현 정부시절에 있었던 시사저널 사태 당시에 짝퉁시사저널 구독을 해지하고 진품시사저널을 구독하자는 운동을 영업방해 혐의로 고발했지만 불기소 처분으로 끝났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짝퉁시사저널 취재거부 선언을 했습니다만 누구도 이것 때문에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언소주 불매운동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합니다. 지난 20여년 목숨 걸고 지켜 낸 민주주의는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습니다. 소통부재의 정권 하에서 터져 나온 시국선언은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서울대 교수 128인의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 고장에서는 4일 시민단체, 5일 충북대 그리고 어제는 충북도내 여러 대학의 212인의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6·10 민주항쟁 2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한결같은 목소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수사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 처벌과 검찰조직 개혁, 언론 집회 양심의 자유 보장, 미디어관련법 비정규직관련법 금산분리관련법 통신비밀보호법 등 악법 철회, 4대강 살리기 빙자 한반도대운하 철회, 남북화해 협력의 통일정책, 사회적 약자 생존권 보장 그리고 수도권 기득권 위주에서 국가 균형발전 정책으로 전환하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국정기조의 일대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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