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내셔널트러스트 1호, 그 결실을 보다
충북지역 내셔널트러스트 1호, 그 결실을 보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07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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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박완희 <원흥이생명평화회의 사무국장>
   지난달 충북지역 내셔널트러스트 1호 자산이 생겼다. '내셔널트러스트'라는 다소 생소한 이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전가치가 있는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매입해 시민의 소유로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우리말로 바꾸면 국민신탁운동이다.

이 운동은 1895년 산업혁명으로 경제성장을 이루던 영국에서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의 파괴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게 되면서 물질적 풍요가 인간의 존엄과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1907년 내셔널트러스트 특별법이 제정됐으며, 현재 영국내셔널트러스트는 전 국토의 1%를 소유하고 있으며 회원 수가 430만명에 이르는 영국 최대의 시민단체다. 이후 이 운동은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운동이다.

두꺼비 살리기와 내셔널트러스트운동과의 인연은 2005년 '내셔널트러스트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에 두꺼비 서식지인 구룡산과 '원흥이 방죽'을 출품해 금상을 받게 되면서였다.

이를 계기로 구룡산에서 두꺼비의 핵심 서식지인 포도밭 일대를 1차 매입 대상지로 지정해 '구룡산 땅한평사기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 땅한평사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5000원씩 한 계좌 갖기 운동을 통해 어느 세월에 포도밭을 살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한 사람, 두 사람 참여가 늘어가고 모금액도 조금씩 늘어갔다. 매달 열리는 두꺼비학교 참가자들도 힘을 보탰다. 남녀노소 많은 시민의 참여가 이어졌다.

그러나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면서 모금 운동은 주춤했다. 2008년 5월, 자연환경국민신탁과 구룡산 땅한평 사기 운동을 새롭게 진행하자는 협약이 체결됐고 네이버 해피빈 기부운동도 시작됐다. 인터넷상에서 100원, 200원씩 기부한 누리꾼이 무려 3000명이 넘는다. 이런 노력이 이어져 땅한평사기를 시작한 지 만 3년 만에 우리는 포도밭 1009㎡(약 305평)를 사게 됐다.

우리가 모은 시민기금 1200만원에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4800만원을 보태어 총 6000만원으로 지난 5월14일 포도밭에 대한 매입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이는 충청북도 1호 내셔널트러스트 매입자산으로 기록됐으며 두꺼비 살리기 운동의 중요한 성과로 남게 됐다. 포도밭은 앞으로 참나무 숲과 작은 생태연못을 조성해 두꺼비들과 양서류가 살아갈 수 있는 서식지를 만들어 갈 것이다.

또 작은 규모의 관찰데크를 일부 설치하여 생태학습장의 기능을 도입하고 포도밭 입구에는 구룡산 땅한평사기 운동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이름을 새긴 자그마한 조형물을 현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번 첫 결실을 시작으로 구룡산 두꺼비 서식지 보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길 희망한다.

또 민·관·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틀의 구룡산 트러스트 운동본부를 만들어 2차, 3차 매입지 확보 운동을 펼쳐나간다면 원흥이 두꺼비와 더불어 전국 최고의 녹색도시 청주의 미래상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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