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2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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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칼럼
김중길 <청주시 자원봉사 센터장>
   5월은 계절의 여왕이자 가정의 달이라고도 한다.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8일 어버이날, 스승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이 이어졌다.

예나 지금이나 5월은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가장 많이 생각하는 달이다. 가족 구성원간에 소중함을 인식하고, 사회 구성원간에 정을 나누며,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날들이 많이 들어있는 명실상부한 가정의 달에 자식사랑을 많이 해 주시던 어머님이 그리워진다. 그리움이 가득한 5월을 보내며 하늘과 같은 은혜, 바다와 같은 은혜라고 하지만 어디에도 비길 데 없는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이다.

누구에게도 어머니는 계시다. 우리들처럼 예사스러운 아들·딸을 두신 어머니도 계시고 성자를 낳은 어머니도 계시다. 인류의 위대한 승리자를 낳은 어머니도 계시고, 인류의 저주를 한 몸에 지닌 아들을 둔 어머니도 계시다. 어떤 아들을 둔 어머니거나 어머니는 어머니로서 다 위대하다.

어머니는 사랑의 원천이요, 그리움의 대상이다. 어머니의 삶이 평생의 기다림이라면, 우리들 자식은 어머니를 향한 끝없는 그리움에서 살아가는 지혜와 힘을 얻는 모성회귀의 삶이다.

나의 어머니도 헐벗은 삶 속에서 보석처럼 빛나고 어둠 속에서도 촛불처럼 스스로를 태워 우리를 이끌어 오셨다.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니라 자식을 위한 삶을 살아오신 것이다. 나보다는 자식을 먼저 생각하고 나의 고난보다는 핏줄의 행복을 꿈꾸어 오셨다.

그런 삶을 살아오시느라 오죽이나 힘들고 가슴 아프셨을까는 미루어 짐작이 간다. 나의 어머니는 무엇이고 아껴 쓰는 일만이 미덕이라 여기시는 분이셨다.

자신이 알뜰하게 아끼는 삶을 사심으로써만이 자식들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키우는 일이라 생각하셨기 때문이다. 심하게 낡은 것이라 해도 집에서 쓰던 물건이면 함부로 버리는 일이 없다. 헌 신문지 한 장도 버리는 예를 본 적이 없다. 작은 옷은 동생에게 물려주고, 못 입게 되면 성하고 넓은 부분을 오려서 따로 간수 하셨다. 반드시 쓰일 용도가 있다는 것이다. 헌옷의 단추도 따로 보관하시고 지퍼도 떼어 따로 간수해 두셨다. 절약생활의 살아있는 교과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셨던 분이다.

나의 어머니는 신토불이 정신의 표양이셨다. 울 안의 손바닥만한 작은 공간도 버려진 그늘이 없다. 땅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시는 마음 때문이다.

상추씨 뿌리고, 마늘을 놓고, 하다못해 들꽃 한 송이라도 심어 가꾸시었다. "흙을 버리면 사람을 버리는 것과 같다."고 늘 말씀하시는 것처럼 당신의 생각을 몸소 행하며 살아오셨던 분이다.

지금은 안계시지만 살아 생전 내가 뿌린 씨앗이 내가 거둔 사랑이 되고 사랑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식에 돌아가는 것이 되기에 그것이 더없이 즐거우시기 때문이다. 근검절약의 생활신조와 신토불이의 중농사상 위에 또 한 송이 만발해 있는 어머니의 꽃은 화목한 혈연이다. 웃으며 대하고 도우며 맞이하고 나누며 화목한 가정이요 일가요 친척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도 어머니의 말씀을 받아 그렇게 화목한 혈연이요, 이웃으로 더불어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이다. 한층 나의 어머니가 그리워지고 위대하고 고맙게 여겨진다.

"어머니" 하고 나직이 불러보면 고향산천이 눈에 얼비치고 가물가물한 가난이 다정스레 옆에 와 있는 듯하다. 우리들 어머니는 그런 과거요, 행복한 오늘이요, 영원히 기다려지고 그리워지는 우리의 먼 훗날이다. 이미 이 세상에는 안계시지만, 어머니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5월을 보내면서 그리운 어머니를 내 따뜻한 가슴에 묻고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내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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