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도시 청주는 어디 있는가
교육도시 청주는 어디 있는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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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이광희 <충북숲해설가협회 사무국장>
   한때 청주에서 왔다고 하면 '교육도시'를 연상하고는 했다. 서울에서도 부산과 광주에서도 청주를 교육도시 이미지로 떠올리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청주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사라졌다. 행복한 청주라고도 하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청주시 홈페이지를 통해 '맑은 고을 녹색 청주'라고도 한다. 지금 청주의 도시 이미지 혹은 지향하는 가치를 담은 청주의 슬로건은 어떤 것인가.

청주가 교육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은 고려 공민왕때 과거시험을 치렀을 때부터라고도 하고 일제강점기에 한글을 가르치고 태극기 그리기를 가르쳤다는 청남학교의 전통 때문이라고도 하고, 청주·청원의 대부분의 학교가 미군정의 한글 말살정책에 반대해서 궐기했던 정신이 남아 있어서라고도 했다. 또 누구는 학교와 학생 수가 전체 인구 비례로 볼 때 많아서라고도 했다. 어쨌든 남들이 교육도시라고 이야기할 수 있던 주요 이미지가 요 몇 년 사이에 희석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남들은 도시 이미지를 만들자고 '태양의 도시 증평', '빛의 도시 광주', '창의도시 서울' 등 동원 가능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어디는 복지를 또 어느 도시는 환경을, 다시 실버와 문화 등 나름의 브랜드 명품도시 만들기에 수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청주는 어떤 도시 이미지에 집중하고 있는가.

친근하고 익숙한 교육도시 청주, 교육문화도시 청주를 버리고 나니 새로 만들 청주이미지가 조악하기 그지없다. 사실 교육도시라는 이미지는 참으로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고 상상하든 교육과 관련된 인프라가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하든 교육과 관련한 많은 상상이 가능했다.

교육은 학생들을 떠올리는 단어다. 싱싱하고 늘 풋풋하다. 청주라는 도시지명과 잘 어울리는 측면도 있었다. 항상 청춘의 이미지이면서 한편으로는 스승공경의 이미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어른을 공경하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가르침과 배움의 상징을 포함하고 있는 단어가 '교육'이라는 단어다.

더욱이 교육이라는 단어 앞에는 환경도 문화도, 경제도 뭐도 다 잘 어울린다. 뭐든지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이 교육 아니던가. 지식국가의 이미지 속에도 교육이라는 키워드가 중심이다. 서비스 국가를 지향하고 서비스 도시를 지향한다고 해도 교육이라는 이미지는 건재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새로운 가치의 창달에도 필요하고 창조도시 환경도시 문화도시에도 그 기반은 교육으로 치환된다.

그런데 청주를 책임져왔던 최근 몇몇 정치인들이 교육도시 이미지를 화석화시키더니 급기야 지금은 남은 이미지조차 찾지 못할 정도다. 남들은 다시 '교육도시 경산', '교육도시 전주'라는 슬로건으로 도시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을 때 청주는 이미 가지고 있던 교육도시의 정체성을 스스로 파기했다.

다시 묻는다. 사라진 교육도시 청주의 이미지를 대체할 새로운 청주이미지는 무엇인가 청주시의 경쟁력을 만들 새로운 브랜드 전략은 무엇인가. 정말 '녹색도시 청주'인가. 그렇다면 환경을 지키려 노력했던 사람들과 진지하게 처음부터 머리를 맞대고 토론해보길 권고한다. 청주시민들에게 우리가 정말 그쪽으로 갈 것이라는 믿음을 보일 수 있는 진정성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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