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地選 '키'가 될 '첨복단지'
내년 地選 '키'가 될 '첨복단지'
  • 한인섭 기자
  • 승인 2009.05.20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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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한인섭 정치부장
   2010년 지방선거 충북 판도는 어떻게 바뀔까. 선거 때마다 민심 양상이 뒤바뀌곤 했던 충북 정치 성향은 투표일을 코앞에 두고도 가늠하기 참 어려운 지역이라 할 수 있다. 하물며 선거 일정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예측하기란 더욱 그렇다.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 표심이 달랐고, 단체장, 지방의원을 뽑는 지방선거 역시 매 시점마다 선택이 갈렸다. 그래서 전국적인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경상도와 전라도라는 지역구도가 여·야 중심 세력의 근간인 우리 정치 현실을 놓고보면 충북의 거듭된 정치적 선택은 희화되기도 하지만 의미가 컸다. 동시에 선거가 끝날 때마다 충북의 정당, 정치인들의 희비 폭도 컸다. 변수가 많아 이겨도, 져도 할 말이 많은 지역이다.

충북 민심이 이런 탓에 국회의원에서 기초의원까지 선출직들은 '처신'이 참으로 어렵다는 얘길 많이한다. 당적 변경이 불가피한 사정이 있고, 일정하게 통용되기도 한다. 이런 사정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충북의 단체장, 지방의원, 출마 예정자들에도 예외없이 적용될 것 같다. 여·야 정당 소속을 막론하고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아직 정당에 몸담고 있지 않은 예비 출마자들은 정당 선택을 놓고 셈법이 복잡하다. 지금 정국을 가장 예민하게 들여다보는 이들이 바로 지역정치의 신인들이고, 감각도 예민할 것 같다.

중앙정치와 지역정치 구도에 자신의 선택을 대입해야 할 이들 대부분은 아직 정당 유·불리를 판단하기 이르다는 인식이 일반적인 것 같다. 말그대로 '좌고우면'이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나라당 성향에 궤를 같이하는 인사들이고, 여차하면 자유선진당, 민주당 선택도 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셈법이기도 하다.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의 경우 친박, 친이로 구분하는 내부사정이 고민의 골을 한층 깊게 한다는 게 하소연이다. 주류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친이조차 내부 권력구도 때문에 구심점을 잃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라고 토로한다.

한나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부담은 더 커 보인다. 당선되려면 여러요인이 작용해야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정당 지지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축이기 때문이다. 한때 충북에서는 한나라당의 전신 신한국당 소속 도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했던 사례도 있다. 자유선진당은 지금 이런 정치적 전환점이 올 것에 대비해 '길목'지키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지역현안 가운데 하나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결정은 이런 정치적 전환점이 발생할 지 여부를 가름할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어 보인다.

여러 갈래 예측이 있지만 충북은 '오송이냐, 대구·경북이냐'라는 이분법 구도로 보고 있다. 2038년까지 5조6000억원이 투자된다는 이 사업에 전국 9개 권역 13개 지방자치단체가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지만, 충북은 국가 유일의 오송 바이오산업단지를 깔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입김만 없다면 '떼어논 당상'아니냐는 입장이고, 충분한 객관성을 지니고 있다할 것이다.

막바지로 접어든 첨복단지 입지 선정 문제가 평가단 추천권한을 갖고 있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4개 기관장이 전원 대구·경북 출신이어서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이슈가 됐다. 그래서 이 문제는 이래저래 정치 영역에 깊숙히 진입해 있다.

결과에 따라 충북에서는 한나라당 집단 탈당 사태가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울고 싶은데 '뺨' 때리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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