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박람회 유종의 미를 위한 조건
꽃박람회 유종의 미를 위한 조건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9.05.06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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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수홍 부국장
이수홍 부국장 <태안>

안면도국제꽃박람회가 성황이다. 개장 12일만인 지난 5일 관람객 100만 인파를 돌파했다. 벌써부터 '대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모처럼 태안지역은 구름떼 관람객 덕분에 즐거운 비명이다. 더불어 지역경제도 숨통이 트이는 듯 주민들의 얼굴에 화색이 짙다.

태안지역은 지난 2007년 12월 검은 재앙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태안지역 540에 달하는 해안가가 초토화되는 큰 피해를 당했다. 120만 자원봉사자들의 손길 덕택으로 현재는 검은 재앙을 걷어내고 평온을 되찾아 가고 있는 태안.

기름사고 당시 자원봉사자들의 인간띠는 한 편의 휴먼 드라마로서 부족함이 없을 만큼 해외 언론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보릿고개, 끼니가 간 데 없던 배고픔의 나라. 그랬던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하게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대국으로의 성장 배경이 여기에 있었다고도 했다.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태안. 그곳에서 또다시 한 편의 꽃잔치 휴먼드라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기름으로 뒤덮였던 그곳에는 세계적 희귀 꽃들이 만발해 있다. 꽃 박람회장에는 1억2000만송이 꽃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꽃박람회 규모만 보더라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질 게 없다.

그러나 지금부터다.

개장부터 지금까지 다녀간 관람객들은 관람권 예매를 통해 표를 구입한 사람들이 대부분.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징검다리 황금 연휴동안 하루 10만명의 인파들이 몰렸다. 말 그대로 꽃 반 사람 반이었다. 한꺼번에 몰린 관람객들은 행사장을 덮치고 관람객들은 발길에 치여 여유()있는 꽃 구경이 아니라 고생 꽃 구경 나들이가 됐다.

도로사정은 말할 것 없는 고생길이었다.

주차공간이 없어 큰 불편을 겪었다. 화장실, 휴게실 등 편의시설 또한 몰려든 인파를 감당하지 못했다.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행사장 주변 먹을거리는 특색이 없다. 횟집에서 웬 자장면을 팔고, 고깃집에서도 횟감에다 호객행위까지 한탕주의()가 판을 친다.

게다가 바가지 요금까지.

이같은 결과는 한꺼번에 관람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황금 연휴가 지나고 판매된 관람권이 소진된 후에도 관람객이 넘쳐날지는 두고볼 일이다. 6일 현재 박람회장을 통하는 도로는 한산했다. 박람회장 또한 구름떼 인파는 온데간데 없고 한산()하기까지 했다.

개장 12일 동안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은 100만명 돌파를 기준 삼아 하루 평균 8만3000명이 다녀간 셈이다.

100만장이 팔려나간 관람권이 소진된 현재는 관람객의 발길이 뚝 떨어지는 형국이다.

당초 조직위측은 관람권 예매율이 저조해 갖가지 묘안을 짜냈다.

정부차원의 행정력도 동원했다.

충남도는 부지사가 나서 전국 자치단체를 돌며 관람권 예매를 호소했다. 그 결과 지역에서는 각급의 기관단체는 싫어도 팔아주는 강매()같은 관람권 구입 현상도 빚었다.

어쨌든 이번 태안 안면도 꽃 잔치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또 그래야만 한다.

그러나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막바지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미흡했던 점을 보완해 남은 기간 관람객들에게 불편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 있을 때 진정한 의미의 대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꽃박람회 유종의 미를 위한 조직위측의 세심한 배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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